돈을 쓰기 시작했지만, 확신은 따라오지 않았다.
청년창업사관학교 10기 선정,
그리고 투자 유치.
비슷한 시기에 자금이 확보되었다.
그동안 숨을 참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잠시 고개를 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앱 UX와 기능 개선도
구상한 범위 안에서는 일단락되었다.
물론 다음 단계의 개발 계획은 있었지만,
당장 급한 불은 꺼진 상태였다.
그때 처음으로
“광고를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청창사 사업비는
기간 내 100% 소진해야 했다.
투자금은 아껴 쓸 수 있었지만,
사업비는 목적에 맞게 써야 했다.
분과 동기들 중에는
이제 막 'MVP'를 만드는 대표도 있었다.
그들은 개발에 집중했다.
나는 달랐다.
핸투핸은 이미 기능적으로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었고,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써야 할 시점이었다.
그래서 마케팅에 꽤 큰 비중을 두었다.
잠실역 버스정류장.
양재·고속터미널 꽃시장 전광판.
버스 광고 등.
큰 비용은 아니었긴 하지만,
창업 후 처음으로
광고비를 '마음 편히' 써봤다.
회원가입은 분명히 늘어났다.
실사용 비율도 나쁘지 않았다.
지인들이 연락을 했다.
“버스 광고 봤어. 이제 잘 되나 보다?”
그 말에 웃으며 고맙다고 답했지만
속은 묘했다.
겉으로는 분명 성장하고 있었다.
다운로드 수, 거래액, 유지율 등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질문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플랫폼은 원래 적자라고 했다.
점유율이 먼저라고 했다.
성장 곡선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했다.
그 말들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나는
‘아름다운 마지막 장’이 잘 보이지 않았다.
더 세게 밟으면
더 커질 수는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끝에
구조적으로 건강한 그림이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때 마음속에 피어오른 의구심은
근거 없는 불안처럼 느껴졌다.
나는 스스로를 달랬다.
“대표는 원래 불안한 거지.”
“이 정도 고민은 성장의 통과의례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 의구심은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구조를 향한 직감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질문은
곧 다음 국면으로 이어지게 된다.
■ Self Question
나는 성장하는 숫자에
안심하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구조의 불안을
숫자로 덮고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