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을 다시 묶다.
청년창업사관학교 10기가
끝을 향해 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 당시에 분과 동기 대표들과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는
성과 발표, 그리고 그다음 해 자금이었다.
당시에는 중간·최종 평가에 따라
이듬해 한 번 더 선정되는 기회가 있었다.
비율은 극히 희소했지만 가능성은 존재했다.
나 역시 기대를 완전히 놓지는 않았지만,
결국 11기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동시에 깨달았다.
이제는 프로그램의 연장이 아니라,
스스로 다음 단계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청년이라는 이름 아래
자연스럽게 시선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 향했다.
청창사를 거친 대표들이
이후 많이 선택하는 길이었다.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그중 청년 대표 전용인 ‘청년정책자금’은 이름만으로도 상징성이 있었다.
연초가 되자 신청서를 넣었다.
담당자 미팅, 사업장 실사, 그리고 IR.
이상하게도 예전처럼 떨리지는 않았다.
여러 차례 발표를 거치며
설명은 점점 간결해졌고,
숫자는 더 또렷해졌다.
다운로드 수, 회원 수, 거래액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었다.
영업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였지만,
플랫폼이라는 특성 안에서
설명 가능한 구간이었다.
결과는 승인.
1억 원.
2% 고정금리.
3년 거치, 3년 상환.
조건만 놓고 보면 충분히 좋은 혜택이었다.
‘청년’이라는 이름 아래 받을 수 있는 기회.
계좌에 돈이 입금되던 날,
나는 생각보다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안도감보다 먼저 올라온 감정은 책임감이었다.
이제는 정말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
이 돈은 누군가의 신뢰라는 생각.
자금은 숨을 돌리게 해 주지만,
동시에 어깨를 더 무겁게 만든다.
그날 나는 조용히 다짐했다.
다시 신발끈을 묶자고.
그리고 더 멀리 가보자고.
■ Self Question
나는 그때
자금을 기회로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책임으로 받아들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