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빙하기

구조는 이미 무거워져 있었다.

by BaeFounder

청창사와 투자,
그리고 보증과 대출까지 확보했던 이후,
겉으로 보기에 핸투핸은

여전히 굴러가고 있었다.

회원 수는 유지되었고,
기능은 고도화되었으며,
브랜드 인지도도 이전보다 나아진 듯 보였다.

그러나 분위기는 분명 달라지고 있었다.


언론에는 ‘투자 급감’이라는 표현이 반복되었고,
플랫폼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매각 소식이 이어졌다.

저금리 시대는 끝났고,
금리는 빠르게 상승했다.
투자는 신중해졌고,
후속 투자는 지연되었다.

공유경제와 배송은 더 이상 참신하지 않았다.
트렌드는 산업이 되었고,
산업은 자본의 영역이 되었다.

대형 자본이 유사 영역에 진입했고,
인센티브와 할인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이 되었다.


성장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은 커졌고,
투입 대비 아웃풋은 예전만큼 나오지 않았다.
나 역시 고객 유지를 위해 마케팅비와

인센티브를 투입했다.


그러나 비용은 빠르게 쌓였고,
탄력은 둔해지고 있었다.


그 무렵,
나는 고민했던 선택을 떠올렸다.
변신할 것인가, 머물 것인가.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머묾은 패착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빙하기의 차가운 환경 속에서
완전한 변신을 시도했다면
그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나는 도태된 것이 아니라,
구조가 무너지는 속도를

늦추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 환경과 내부 구조는 동시에 압박해 왔다.
저금리 시절 확보했던 자금은
더 이상 가벼운 돈이 아니었다.
금리가 오르자 금융비용은

체감될 만큼 늘어났다.

나갈 돈은 정확했고,
들어올 돈은 불확실했다.
후속 투자는 계속 미뤄졌다.

법인 계좌의 잔고는 얇아지고 있었고,
버닝레이트는 최고조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빙하기는 기사 속 단어가 아니라,
잔고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선택해야 했다.

■ Self Question
그때 나는
시장 상황을 걱정했는가,
통장 잔고를 직시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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