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형이 된 이름
동아줄은 없다는 걸 인지하고 나자
이제 남은 건 정리뿐이었다.
떨어진다면
최대한 덜 아프게 떨어져야 했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고 있는 구조였다.
가장 먼저 내부 인력을 정리했다.
급여와 퇴직금은 온전히 지급해야 했다.
그걸 지키지 못하면
대표라는 자리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다음은 사무실이었다.
어느새 나는 혼자 남았다.
처음 기획서를 쓰던 시절처럼
다시 1인 체제로 돌아왔다.
홍보도, 마케팅도, 확장도 멈췄다.
비용은 0에 가깝게 맞췄다.
그리고 하나가 남았다.
핸투핸(HANDTOHAND) 앱.
사업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났는데
내 서비스가 돌아가는 그 자체가
돈을 마이너스로 내고 있다는 사실이
어느 순간 허탈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제 어쩔 수 없었다.
서비스를 멈춰야
손실도 멈춘다.
관리자 페이지에 공지를 올렸다.
“그동안 저희 핸투핸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비스는 12월 31일부로 종료됩니다.”
약 한 달의 유예기간을 두었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마지막 운영을 했다.
온라인 CS,
실시간 매칭 모니터링,
서버 유지,
전달손 정산.
생각보다 많은 문의가 왔다.
왜 종료하나요.
정말 잘 이용했는데요.
재정비 후 재오픈은 안 되나요.
나는 최대한 프로페셔널하게 답했다.
재오픈 가능성은
내 마음속에서 이미
1%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마지막 날,
정산을 모두 마쳤다.
흐트러짐 없이.
몇 분 동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내 사업은
현재형이 아니라 과거형이 되는구나.
길고도 짧았다.
앱은 더 이상 다운로드되지 않았고
사용도 불가능해졌다.
수많은 업장과 회원들의 데이터도
모두 삭제했다.
기록은 사라졌지만 기억은 남았다.
아직도 가끔은
많이 이용해 주던 업장들이 떠오른다.
서비스는 종료되었지만
법인은 남아 있었다.
껍데기만 남은 구조.
모든 게 끝난 것 같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나는 진짜 끝자락 앞에
조용히 서 있었다.
■ Self Question
나는 그날 회사를 닫은 걸까,
아니면 내 시간을 정리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