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탓하지 않았다
서비스 종료일이 지나자
문의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왜 종료하느냐는 메시지가 이어졌는데
앱이 멈추자
세상은 빠르게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사람들은 대체제를 찾는다.
사업체 하나가 사라진다고
세상이 멈추지는 않는다.
강력한 비즈니스일수록
잠시 불편함은 남기겠지만
결국은 다른 선택지를 찾는다.
그게 비즈니스의 생리다.
정리 절차를 밟으며
그 사실을 철저하게 다시 체감했다.
이제 남은 건 공식적인 종료였다.
차례차례 찾아갔다.
시드머니를 조건 없이 도와준
엔젤투자자이자 아버지.
꿈을 믿고 배팅해 준
투자사의 담당자.
적지 않은 대출을 실행해 준
기관의 담당자들.
'결과'를 전달하는 자리였다.
그들 중 누구도 나를 탓하지 않았다.
“좋은 도전이었다.”
“이 경험이 거름이 될 것이다.”
“다시 더 크게 성장할 것이다.”
그들은 기꺼이 한 젊은 창업자의
'도전 서사'로 받아들였다.
아무도 나를 탓하지 않는데
나만 나를 탓하고 있었다.
법인사업자 폐업 절차를 진행했다.
수년 전,
패기롭게 법인을 설립하던 날이 떠올랐다.
업종과 업태를 고민하며
미래를 설계하던 예비창업자 시절.
그때보다 나는 분명 성장해 있었다.
다만 알게 되었을 뿐이다..
성장과 성공은
같은 단어가 아니라는 걸
법인사업자 폐업을 마쳤다.
남은 것은
법인파산 절차였다.
변호사를 선임했고
진짜 마지막 장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었다.
■ Self Question
나는 실패를 인정한 걸까
아니면 현실을 받아들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