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15. 유비가 조조에게 패배하다
서기 200년
청매주 술자리 이후,
유비는 조조의 곁에 머물고 있었다.
겉으로는 조조의 신하였지만
속내는 달랐다.
허도에서는 또 다른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헌제를 중심으로 한 신하들,
특히 동승을 중심으로
조조를 제거하려는 계획이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유비 역시 이 계획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계획은 오래가지 못했다.
밀서가 발각되며
동승을 비롯한 핵심 인물들은 모두 처형된다.
허도는 피로 정리되었다.
하지만 그때
유비는 이미 허도를 떠난 뒤였다.
유비는 원술을 토벌한다는 명분으로
군사를 이끌고 밖으로 나와 있었고
그 틈을 이용해 서주를 차지한다.
조조에게서 사실상 독립한 것이다.
하지만 이 독립은 오래가지 못했다.
허도를 정리한 조조는
곧바로 군사를 이끌고 서주로 향한다.
조조의 군세는 가장 강력한 세력 중 하나였다.
유비는 이를 막아낼 수 없었다.
전투는 오래가지 않았다.
유비의 세력은 무너졌고
결국 유비, 관우, 장비
세 형제는 각자 흩어지게 된다.
유비는 몸을 피해
원소의 진영으로 향한다.
한편 조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남쪽에서 황제를 자칭하며
세력을 키우던 원술까지 공격해 무너뜨린다.
이로써 북방의 판도는
두 개의 거대한 세력으로 정리된다.
허도의 조조.
그리고 기주의 원소.
이제 남은 것은
두 거대 플랫폼의 정면충돌 뿐이었다.
■ 저자의 해석
어릴 때 이 장면을 읽을 때는
그저 유비가 쫓겨 다니는 모습만 보였다.
강한 세력 사이에서
이리저리 떠밀리는 인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다시 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인다.
유비는 몇 번이나 무너졌다.
서주를 잃고 조조에게 패배하고
세력은 흩어지고
동료들과도 떨어진다.
사업으로 비유하자면,
작게 창업했다가 완전히 망해
법인 파산을 맞은 상황에 가깝다.
하지만 유비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시 일어나 다른 세력으로 들어가고
다시 기회를 찾는다.
손책처럼 블루오션에서 빠르게
성공한 창업자도 있다.
하지만 유비는 다르다.
그는 처음부터
조조, 원소, 원술 같은 거대한 세력들이
모여 있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인맥
그의 명분
그의 출신
모두 그 시장과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비의 선택은
언제나 하나였다.
버티는 것.
그리고 다시 기회를 찾는 것.
여포가 사라지고
공손찬이 사라지고
원술도 사라진 뒤에도
유비는 살아남는다.
그리고 결국 그는 훗날
또 하나의 거대한 세력,
촉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창업하게 된다.
■ Self Question
사업이 크게 실패해 조직이 붕괴된 상황에서 창업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선택은 무엇일까?
① 즉시 새로운 사업 시작
② 자산 정리 후 시장 재진입 준비
③ 더 큰 조직에 들어가 기회를 다시 찾는다
④ 완전히 다른 분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