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23. 조조가 남하를 시작하다
서기 208년
제갈량의 전략으로
조조의 장수 조인과 하후돈이 패배했다.
유비의 세력은 여전히 작았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조조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결심했다.
이 기회에 유비 세력을 완전히 정리하고,
더 나아가 형주와 동오까지 장악해
천하의 판도를 마무리하겠다고.
그때 조조의 위세는 절정에 달해 있었다.
허도에서는
그가 이미 승상(丞相)의 자리에 올라
사실상 천하의 권력을 쥐고 있었다.
북방을 평정한 뒤
그가 이끄는 조직은
명실상부 삼국지 세계관에서
가장 강한 세력이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세력이
남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형주에서는
노쇠한 유표가 세상을 떠났다.
장남 유기는 세력이 약했고
둘째 유종을 지지하는
외척 세력, 특히 채모가 권력을
잡고 있었다.
조조의 위세를 마주한 형주는
결국 큰 저항 없이
그에게 항복하게 된다.
한편 동오에서도
급박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었다.
조조가 남하한다는 소식은
그 자체로 거대한 태풍과 같았다.
북방의 패자가 이제 남쪽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하의 판도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 저자의 해석
이 장면은
적벽대전으로 이어지는
폭풍전야의 순간이다.
어릴 때 삼국지를 읽었을 때는
유비의 처지나
유표의 우유부단함,
그리고 채모의 비열함 같은
개별 인물들의 모습만 보였다.
하지만 지금 다시 보면
이 모든 일들은
어떤 면에서는 당연한 흐름이었다.
유표는 이미 노쇠한 상태였고
강대한 외부 세력을 막아낼 힘도 없었다.
채모 역시 비열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형주와 자신의 가문을 지키려 한다면
조조에게 항복하는 선택이
현실적인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조조의 행동력이다.
그는 이미 북방을 평정했고
천하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을 이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남쪽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향해
직접 군을 이끌고 나섰다.
마치 거대한 기업의 CEO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자회사나 지사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장기 출장을 떠나는 것과도 같다.
이미 성공한 조직의 리더가
여전히 확장을 꿈꾸는 것.
이 장면에서 우리는
조조라는 인물이
왜 삼국지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입체적인 리더로 평가받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천하의 거대한 태풍이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 Self Question
큰 조직의 리더가 직접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① 조직의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는 행동
② 리더가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하려는 신호
③ 조직 내부의 신뢰를 높이는 효과
④ 후계자나 조직 시스템이 아직 준비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