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24. 유비가 백성을 이끌고 피난하다
서기 208년
조조의 군세는 남쪽으로
폭풍처럼 내려오고 있었다.
형주의 유표가 죽자
그 뒤를 이은 유종은 조조에게 항복했다.
채모를 중심으로 한 형주 세력은
형주 전체를 사실상 조조에게 넘겨주었다.
조조의 세력은 이제
남쪽까지 확장되고 있었다.
유비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가만히 있으면
조조의 군대에 흡수되거나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유비는 움직였다.
그때 유비 진영에는
새로운 핵심 인재가 있었다.
제갈량. 그는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했다.
군사 이동 계획이 세워졌다.
장비와 조자룡은
유비와 함께 이동한다.
관우는 별도의 군을 이끌고
형주에 남아 있던 유표의 장남 유기와 합류한다.
그리고 제갈량 자신은
동오로 가기로 했다.
손권을 설득해
조조에 맞설 연합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순식간에 모든 계획이 정리되었다.
마치 한 사람이
투자 협상
재무 전략
영업 계획
조직 운영
이 모든 사항을 동시에 설계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비의 피난길은
예상과 조금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형주의 백성들이
유비를 따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유황숙을 따르겠습니다.”
유비는 그들을 버릴 수 없었다.
행렬은 점점 길어졌다.
군대가 아니라
거대한 피난 행렬이 되어갔다.
그리고 결국 그 느린 행렬은
조조군에게 따라 잡히고 만다.
그곳은 바로 '장판파'였다.
장비가 뒤에서 길을 막아섰다.
그의 기세에 조조군은 잠시 멈춰 섰다.
그 사이 조자룡은
사라진 아두를 찾기 위해
다시 전장 속으로 뛰어들었다.
잠시 뒤 온몸이 피로 뒤덮인 채
조자룡이 돌아왔다.
아두를 품에 안고 있었다.
유비는 아두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그 아이를 땅에 내려놓았다.
“하마터면 자룡을 잃을 뻔했구나.”
이 장면은 과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장면은 유비라는 리더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다.
결국 관우의 군대와
동오에서 돌아온 제갈량의 세력이
합류하였고, 유비는 간신히
조조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저자의 해석
유비의 피난길은
삼국지에서 가장 이상한 장면 중 하나다.
전쟁 상황에서
백성을 데리고 이동한다는 것은
군사적으로는 매우 비효율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유비는
그 선택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장면은 유비의
브랜드 전략을 보여준다.
조조는 헌제를 중심으로
권력과 시스템을 장악했다.
냉철하고 효율적인 리더였다.
반대로 유비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리더였다.
그는 “유황숙” 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었다.
한나라 황실의 후손.
그리고 백성을 버리지 않는 리더.
이 피난 행렬은
어쩌면 군사 전략으로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의 기억에는
강렬하게 남았다.
백성들이 따르는 리더.
그 이미지는 어떤 승리보다도
오래 남는다.
제갈량도 이 행렬을 멈추게 하지 않았다.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 당신은 이런 리더였지.”
그리고 그 리더를 따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자룡. 그는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왔고
유비는 아이보다 먼저 그를 걱정했다.
어쩌면 이러한 장면들이
유비라는 리더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이유였을지 모른다.
■ Self Question
효율보다 명분과 브랜드를 선택하는 리더십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① 위기 상황에서는 비효율적이다
② 장기 브랜드 전략일 수 있다
③ 리더의 철학을 보여준다
④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