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를 찾기 위해 시장을 숫자로 쪼갰던 기록
감이 아니라 숫자로,
페르소나를 다시 그려보기 시작했다.
(TAM · SAM · SOM)
서비스가 론칭되고 나서 가장 먼저 체감한
변화는 의외였다.
전달손은 생각보다 빠르게 모였다.
문제는 늘 반대편이었다.
수요.
실제로 돈을 쓰는 사람들.
그동안 나는 ‘이 서비스가 필요할 것 같다’는 감각으로만 시장을 상상해 왔다.
하지만 론칭 이후, 더 이상 감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처음으로 시장을
숫자로 쪼개보기 시작했다.
TAM. 너무 큰 시장은, 지금의 시장이 아니다.
가장 먼저 본 것은 TAM.
퀵서비스 전체 시장이었다.
조 단위.
숫자는 컸지만, 그만큼 막연했다.
론칭 초기의 작은 스타트업이
당장 영업하고 설득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었다.
“크다”는 이유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체감했다.
SAM. 우리 서비스의 ‘조건’부터 다시 보기.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시장이 아니라
우리 서비스를 먼저 다시 봤다.
핸투핸의 특징은 분명했다.
앱 기반 서비스, 실시간 배송 과정 확인 가능
온타임(on time) 배송에 강점
전달손의 특성도 다시 정리했다.
자차 보유, 오토바이나 다마스 대비
파손 위험이 낮음. 상대적으로 안전한 구조
이 조건들을 역으로 대입해 어떤 업장들이
이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할지를
하나씩 스터디했다.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한 업장들
그 과정에서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플라워샵.
디저트 공방.
수제 케이크 제작업체.
도시락, 과일 바구니를 다루는 업장들.
당일 배송이 필요하고,
배송 품질과 시간에 민감하며,
기존 퀵서비스의 가격·불확실성에
불편을 느끼던 곳들.
SAM은 그렇게 구체적인 얼굴을
가지기 시작했다.
SOM. 실제로 내가 갈 수 있는 거리.
마지막으로 SOM.
이번에는 더 현실적으로 쪼갰다.
우리 사무실을 기준으로 직접 찾아가 설명하고 영업할 수 있는 서울·경기권.
그 범위 안에만도 수천 개가 넘는 업장이 있었다.
여기서 처음으로 단순한 계산을 해봤다.
1,000곳 × 월 배송비 10만 원.
그 숫자를 보는 순간,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일단은 계산이 나오는 구조구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사람을 정한 순간
그때 깨달았다.
사업을 조금은 너무 멀리서 보고 있었다는 걸.
아이디어가 아니라 '누가 쓰는가'를 정하는 순간,
핸투핸은 비로소 서비스가 아니라
사업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시장분석은 멋있어 보이기 위한 게 아니었다.
내가 오늘 당장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를 정하는 일이었다.
그날 이후로 핸투핸의 방향은
조금 더 뚜렷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