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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Mar 23. 2020

[스얼레터#218]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편인가요?

20.03.22 스얼레터#218


한 2년쯤 되었을까요. 마지막으로 일기를 쓴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네요. 저는 어느 순간부터 일기를 쓰는 게 너무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다 스스로 질문을 던졌죠. 도대체 뭐가 그렇게 어려운지요. 생각보다 답은 쉽게 나왔습니다. 일기장에 온전히 솔직한 감정을 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날 느낀 감정을 시원하게 풀어버리면 좋을 텐데 그게 참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누구에게 보이는 글도 아닌데 말이죠.

힘든 하루가 끝나면 일기장에 대고 '이런 일로 힘들어하면 안돼. 더 열심히 해야지'라고 스스로 타일렀고, 유독 자존감이 낮아진 날이면 '아직 너무 부족해. 주저앉지 말고, 더 성장해야 해.'라며 스스로 감정을 억눌렀습니다. 이런 순간이 잦아지다 보니 일기를 쓰는 시간이 자신을 꾸짖는 시간이 되어버리더라고요. 격해질 때면 제가 미워지기도 했고요.

결국 반성문 같은 일기장은 좀처럼 서랍 밖으로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평소에 자신에게 엄격한 편인데, 일기장 앞에서 마저 감정에 채찍질하는 행위를 마주하기 싫었거든요. 

예전에는 자신에게 엄격한 성향이 무조건 장점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 않다는 걸 최근 들어 많이 깨닫습니다. 엄격한 잣대와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것도요. 이제는 솔직한 감정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따뜻한 위로 한마디 건넬 수 있는 것이야말로 어떤 것보다 큰 힘이 된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저는 한동안 덮여 있던 일기장을 다시 열어보기로 다짐했습니다. 당장은 어려워도, 조금씩 저만의 속도로 솔직하게 일기를 써 내려가려고요. 조금은 서툴러도 괜찮다고, 그리고 수고했다고 스스로 토닥여줄 수 있도록요.


- 솔직하게 고민을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한 인경 드림 - 


✔️스얼레터 218호 다시보기 https://mailchi.mp/startupall/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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