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창업가의 12가지 특징 (1)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리디북스가 번역 제작한 업프론트벤처스 마크 수스터의 '무엇이 창업가를 만드는가'를 감수하고, 본문을 한 챕터씩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브런치를 통해 소개합니다. 본 내용은 리디북스에서 무료 전자책으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평소 나는 사람들에게 VC(벤처투자자)로서 투자할 때 어떤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공개적으로 밝혀왔듯이, 내 투자 결정 기준의 80%는 ‘팀’이며 그 대부분도 ‘창업자’에게 맞춰진다. 하지만 나는 명문대에 들어가 최고 성적을 받고, 좋은 기업에서 일해왔으면서도 실패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렇다면 성공한 창업가가 되려면 어떤 특성이 중요할까? 이 역량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내가 찾는 특징은 무엇일까? 두 번의 창업을 경험하기도 한 내가 생각하는 ‘창업가의 특징’ 중 그 첫 번째는 끈기(Tenacity)다. 끈기는 창업가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창업가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창업가는 절대로 부정적인 답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세상은 회의론자들로 가득하다. 이런 회의론자들은 어떤 일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정작 그 일이 발생하면 자신들은 ‘다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구글Google을 보라. 1999년에 스탠퍼드대 출신의 두 젊은이가 야후Yahoo!, 익사이트Excite, 애스크 지브스Ask Jeeves, 라이코스Lycos 등 쟁쟁한 검색 엔진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짐작이라도 했겠는가? 그렇다. 장담컨대, 당신이 무엇을 만들려고 하든지 대부분의 VC는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제 소셜 네트워킹 시대는 갔다
당신은 절대로 통신사와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할 것이다
이 분야에서 구글이 이미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당신이 채용을 원하는 사람들은 당신과 일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고, 당신의 성공을 의심하는 집주인은 1년 치 보증금을 요구할 것이다. 당신이 사업 파트너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은 너무 바쁘다며 “6개월 뒤에 보자.”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이미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이 모든 상황을 이해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창업자들은 절대 포기를 모른다. 어떨 땐 매우 뻔뻔스러울 정도다. 내가 아는 창업가 10명 중 대략 1명에게서만 이런 ‘특별한 끈기’가 발견된다. 당신이 이런 10명 중 1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도 알 것이다. 평소 주변에는 당신이 하는 것보다 항상 어떤 일을 더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당신이 편하게 여기는 일만 하지 않고, 더 끈기 있게 밀어붙인다면 무엇을 얻게 될까? 나는 이런 끈기야말로 ‘평범함’과 ‘비범함’을 나눈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한 토론회에서 저명한 VC와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사회자가 “창업가가 VC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회신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질문했다. 상대 VC는 “그 사람은 당신에게 관심이 없으니 목록에 있는 다음 VC에게 연락하세요.”라고 조언했다. 나는 별 깊은 생각 없이 “제가 들어본 창업가를 위한 조언 중 가장 최악이네요.”라고 쏘아붙였다. 내가 이런 말을 내뱉었다는 게 놀랍기도 했지만, 이는 평소 내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이 그대로 표출된 바였다.
첫 번째 이메일에 회신이 없다고 해서 바로 포기한다면, 당신이 창업가로서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사람들이 당신의 이메일에 회신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정중하고도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 다음으로 할 일이다. 구글이나 오라클Oracle,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com 또는 맥킨지McKinsey&Company에서 일할 때에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왔겠지만, 당신은 더 이상 거기서 일하지 않는다. 대기업을 떠나기 전에는 대기업 명함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전혀 실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객은 당신이 스탠퍼드, 하버드 또는 MIT 같은 명문대를 나왔는지 상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당신이다. 당신이 플로리다에 있는 이름 없는 주립 단과대를 나왔다 해도 끈기 면에서는 전혀 꿀리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반드시 보상받을 날은 온다.
내 경험이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다. 내가 두 번째 회사를 설립했을 때, 직전 11년 간을 유럽과 일본에 있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의 사정을 잘 몰랐다. 창업한 회사를 홍보하기 매우 어려웠다. 우리는 ‘엔터프라이즈 2.0’이라 불리는 분야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문서 관리 솔루션 제품을 출시했다. 그 당시,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위해 블로그를 운영해온 소프트웨어 업계의 존경받는 리더, 이스마엘 갈리미Ismael Ghalimi가 주최하는 콘퍼런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스마엘이 개최하는 최초의 콘퍼런스였기에 내로라하는 VC 명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참가자 중에는 언론인과 업계 고위 임원들도 있었다. 루이스Lewis PR 에이전시에 있는 내 친구가 이스마엘에게 나를 소개했고, 그는 친절하게도 나를 콘퍼런스에 초대했다. 이스마엘이 보내온 일정에 따르면, 둘째 날 오후 회의에서 연설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를 확인하고 나는 이스마엘에게 회신했다. ‹기가옴Gigaom›의 창업자 옴 말릭Om Malik, «컨텍스트의 시대Age of Context» 의 공동저자 셸 이스라엘Shel Israel, 구글의 라젠 셰드Rajen Sheth, 웹엑스WebEx의 캐런 레빗Karen Leavitt, 그리고 이스마엘과 함께 첫날 ‘메인 스테이지’ 토론에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안 된다고 딱 잘랐다. 나는 진심을 담아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이스마엘은 정중하게 불가능하단 의사를 전해 왔다. 나는 친구에게 다시 내가 얼마나 훌륭한 토론자인지 이스마엘에게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직접 이스마엘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왜 첫 째날 토론회에 걸맞은 사람인지 여러 가지 근거를 들며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생각은 해보겠다고 말했지만, 첫째 날 무대에 오를 사람은 이미 꽉 차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참가자 중에 스타트업은 없지 않습니까?
제가 참석하면 더 균형 잡힌 토론이 되지 않을까요?
난 그에게 조찬을 같이 하면서 이 문제를 이야기하자고 했다. 내가 그 토론에 참석하는 걸 그가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회사의 인지도를 쌓는 데 매우 효과적일 거라는 걸 알았기에 나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최대한 밀어붙였다. 하지만 선을 넘지는 않았다. 마침내 그는 마지못해 동의했다. 결과적으로 이 토론은 내가 운영하던 기술 벤처 ‘코럴Koral’의 초기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스마엘과 나는 그 후로 좋은 친구가 되었고, LA로 이사한 뒤로도 난 여전히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것이 ‘마크 수스터의 평범한 일상’임을 안다. 이런 행동이 항상 보기 좋은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내 DNA의 일부다. 이런 끈기가 내가 창업가에게서 찾고자 하는 특징이다. 어떤 기업은 충분히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는가 하면, 또 어떤 기업은 선을 넘는다. 적당히 뻔뻔스러운 정도를 알려주는 공식이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이것을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일면 ‘예술’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마크 수스터 Mark Suster
미국의 유명 창업가이자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액센츄어(Accenture)의 미국, 유럽, 일본 지사에서 10년간 일한 뒤 두 번의 창업을 경험하고, 2007년 스타트업 투자자로 변신했다. 본인의 글로벌한 업무와 창업 경험에서 나온 통찰력을 자신의 블로그 '테이블의 양쪽’을 통해 활발하게 전하고 있다. LA의 업프론트벤처스(Upfront Ventures)의 매니징디렉터로 일하면서 트루카, 버드 등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프레드 윌슨과 함께 대표적인 글을 잘 쓰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