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04 스얼레터#441
얼마 전 친구가 연차쓰고 하루 여행을 다녀오자고 했어요. 당연히 좋지! 대답하며 남은 연차일수를 확인해봤습니다. 확정된 연차일정을 제외하곤 단 하루의 여유도 없었어요. 올해는 긴 휴가를 즐기지도 않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싶어 캘린더를 뒤적거렸더니 바로 답이 나오네요. 틈틈이 캠핑을 열심히도 다녔더라고요.
사실 저는 올 여름부터 캠핑에 입문한 캠린이 아니 캠생아입니다. 가까운 지인 덕분에 초대캠 두 번을 다녀왔고 그 후에 순식간에 캠핑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 초대캠을 다녀온 다음 날부터 캠핑장비를 사들였고 딱 2주 후에 첫 캠핑에 도전했습니다. 엉망진창 난리법석 캠핑이 될 줄 알았는데, 뭐가 없으면 없는대로 마음대로 안되면 안되는대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저희 가족은 자연이 주는 여유를 만끽하고서 캠핑에 더욱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씩은 캠핑을 다녀오고 집에 돌아오면 바로 다음 캠핑장을 예약하는 루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내년에 계절별로 꼭 가볼 지역도 벌써 정해놨고요!
당황스러울 정도로 온 가족이 순식간에 캠핑에 빠진 이 상황이 조금 웃기기도 한데요. 주위 모두가 캠핑을 하고 캠핑이 엄청나게 인기일 때는 전혀 관심도 안 가졌었어요. 이제와 뒤늦게 바람이, 그것도 아주 센 바람이 든 게 신기합니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게 이런 걸까요?
아무것도 몰라 무서울 게 없는 캠생아는 극동계 캠핑도 준비 중입니다. 새해 해돋이를 캠핑가서 보는게 목표입니다. 말씀드리고 보니 늦바람이 무섭긴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삶에 새로운 활력과 이야깃거리가 생긴다는 건 소중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이렇게 에세이도 쓸 수 있고요!
스얼레터를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좋은 한 주 보내세요!
- 캠생아 지영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