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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스톤파트너스가 꿈꾸는 좋은 벤처캐피털이란

[테헤란로 펀딩클럽] 캡스톤파트너스 송은강 대표파트너 1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2017년 2월부터 테헤란로 펀딩클럽을 개최해왔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두 번째로 소개한 벤처캐피털은 캡스톤파트너스입니다. 송은강 대표 파트너와 함께한 시간을 공유합니다. 캡스톤파트너스 이야기는 두 편으로 연재됩니다.




IMG_2076.jpg 캡스톤파트너스 송은강 대표 파트너



"VC가 건강하면 한국경제의 미래가 건강하고, 캡스톤파트너스가 건강하면 한국경제의 미래가 건강하다." 캡스톤파트너스의 모토다. 캡스톤파트너스는 2008년 설립해 6명의 프로가 지금까지 2,680억 원, 8개의 펀드를 운영(2017년 초 행사일자 기준) 해왔다.


송은강 대표는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이 어떤 팀인지 설명하기에 앞서 캡스톤파트너스가 생각하는 '좋은 벤처캐피털'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먼저 내렸다. 그 정의가 곧 캡스톤파트너스의 철학이어서다. 우선 투자받는 행위 자체가 목적인 기업을 가려낼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투자를 받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야 해서다. 두 번째는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높아야 한다는 것. 송 대표는 "지금 대표 파트너를 맡은 나 조차 모든 분야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알 수 없지만 파트너들이 함께 끊임없이 공부하며 패션, 푸드테크, 인공지능 등 어떤 분야도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라며 "다른 곳에 가서 두 시간 설명할 것을 캡스톤파트너스에는 25분만 설명하면 된다는 점이 우리의 자부심이다"라고 했다.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는 올바른 소통에 도움이 된다.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대방과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사업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소통이 어려우면 사고가 일어나기 쉽다"라며 "의사소통이 솔직하고 빠르다는 점 또한 캡스톤파트너스의 장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벤처캐피털의 경우 스타트업과 만나 한참 사업 이야기를 들은 이후에 "굉장히 좋은데, 저희와는 잘 안 맞는다"라고 에둘러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캡스톤파트너스는 그런 방식의 의견 전달을 지양한다는 것. 현실은 벤처캐피털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기 때문에, 미팅에서 캡스톤파트너스가 짐작 가능한 실수를 향후 다른 곳에서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설명했다.


지속적인 자금지원이 가능한지 여부도 좋은 벤처캐피털의 요소다. 송 대표는 "이 부분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Han Kim 대표님이 이끄는 알토스벤처스가 가장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캡스톤파트너스 역시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그 회사가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자금을 적절히 추가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이 '지속가능성'을 위해 두 개의 펀드를 유지하며, 한 개의 펀드는 초기 스타트업에, 나머지는 후속 지원을 뒷받침할 수 있게 한다. 의미있게 성장하는 회사들에 보다 큰 금액을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듀얼 트랙 자금 지원을 준비하는 것이다.


또 캡스톤파트너스는 좋은 벤처캐피털일 수록 포트폴리오사에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캡스톤파트너스 또한 이를 기준으로, 다른 창투사에서 본 조건들이 없는 간단한 계약서로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완화된 조건으로 초기 투자를 진행하며, 이사회에도 꼭 캡스톤파트너스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류 구비도 간단하게 처리하도록 노력한다. 캡스톤파트너스가 앤젤 투자자가 아니니 LP의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의 니즈에 늘 귀를 기울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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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좋은 VC는 초기 투자를 많이 진행하는 VC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최근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 등장하며 스타트업이 훨씬 더 적은 자금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돼 적당한 단계까지는 테스트가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캡스톤파트너스 뿐만 아니라 많은 글로벌 VC들 또한 점점 더 초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최근 3~4년간 VC들이 멀티 스테이지 캐피털로 변모하며 굉장히 많은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투자하고 있다. 때로는 앤젤라운드에도 투자한다. 몇천 억원 규모의 펀드 내에서도 천만 원 규모의 초기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캡스톤파트너스가 벤치마킹한 투자사는 SV앤젤이다.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라는 조건을 고려하더라도 엄청난, 700건 정도의 초기 투자를 진행했고 일 년에 거의 100 건 정도의 투자를 진행하는 창투사다.


그렇다면 캡스톤파트너스가 선호하는 스타트업은 어떤 회사일까.


송 대표는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꼭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하는 창업자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세상에 백 퍼센트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송 대표는 "캡스톤파트너스는 ‘우리가 실패할 수 있는 위험요인은 이런 것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풀어나갈 것이다’ 라며 조심스럽게 접근해나가는 분들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사업계획서를 쓰다가 스스로 사고의 마비에 빠지는데, 그 과정에서 꼭 성공할 거라고 확신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송 대표는 "스타트업은 망할 확률이 훨씬 높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므로 창업으로 성공하려면 일할도 안 되는 확률을 뚫어야 한다"라며 "이 환상을 깨부수고 위험요인을 확실하게 파악한 후 그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사업계획서가 완벽하게 마련되어 있더라도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고 했다. 송 대표는 "책상에 오래 앉아 사업계획서를 완벽히 마련할 필요는 없다"라며 "좋은 글을 만드는 것보다 빠르게 실행하고, 그 과정에서 체득한 생생한 도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창업자가 좋다"라고 덧붙였다.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대표는 "이쯤 되니 사업계획서를 보면 팀원들이 충분히 이야기하고 수정했는지 보이고, 그 결과물로 팀워크를 상상할 수 있다"며 "좋은 창업은 두 사람 이상이 만들기에, 사람을 잘 쓰는, 즉 조직이 갖는 힘을 믿는 스타트업인지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 [테헤란로 펀딩클럽] 캡스톤파트너스 송은강 대표파트너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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