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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발판 삼아 세계로 뻗을 스타트업 찾아

[테헤란로 펀딩클럽] 글로벌브레인 노부다케 스즈키, 김정용 파트너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2017년 2월부터 테헤란로 펀딩클럽을 개최해왔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다섯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일본의 대표적인 VC인 글로벌브레인입니다. 행사는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의 글로벌브레인 소개,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와 김정용 파트너,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로 이루어졌습니다. 글로벌브레인의 이야기는 두 편으로 연재됩니다.


*본 행사는 2017년 3월 진행됐습니다. 당시 테헤란로 펀딩클럽에 방문해 발표해준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는 현재 Mitsubishi UFJ Financial Group의 CVC인 MUFG Innovation Partners의 CEO를 맡고 있습니다.




글로벌브레인은 1988년 유리모토 야스히코가 설립한 일본의 벤처캐피털이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에 참여했던 2017년 3월까지 103개의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투자한 103개의 초기 스타트업 중 아홉 곳이 상장, 26곳은 성공적으로 인수-합병을 거치며 꾸준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글로벌브레인의 지부는 각각 도쿄와 서울, 싱가포르와 실리콘밸리에 있다.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스타트업과 지속적으로 만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당시 기준으로 한국 지부에는 두 명이 근무했다.


20170329_193002-e1526273061365.jpg 글로벌브레인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


글로벌브레인은 커머스, 게임, 미디어, 광고, 교육, HR, AI, 빅데이터, IoT 등 다양한 산업군, 외국 기업에 골고루 투자한다. 특히 KDDI-Open Innovation Fund, 31Ventures-Global Innovation Fund, GB-VI 펀드 등을 운용하며 LP인 기업과 사업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는데 주력해왔다.


KDDI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모바일 회사로,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IT를 엮어 여러 분야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동통신사다. KDDI-Open Innovation Fund는 KDDI의 사업과 협력할 수 있는, 그리고 KDDI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했을 때 상호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KDDI-Open Innovation Fund는 ‘무겐라보’와도 연계된다. 무겐라보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중 하나로, KDDI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할 때는 이 무겐라보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사업 멘토링을 지원한다.


이 펀드를 통해 투자받은 스타트업들은 KDDI의 무겐라보 프로그램의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KDDI 뿐만 아니라 일본 내의 많은 파트너사들과 함께 스타트업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다.


대기업과의 협업 포인트를 높이고
일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셈이다



스즈키 파트너는 “글로벌브레인은 기본적으로 웹에 기반한 독창적인 기술,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다"며 “IT 산업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며 “KDDI-Open Innovation Fund가 CVC 펀드인 만큼 비즈니스 모델이 KDDI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더욱 좋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브레인의 주목받는 포트폴리오


Mercari는 글로벌브레인 포트폴리오 중 가장 알려진 서비스다. 월별 거래 규모가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개인 간 중고거래 서비스 제공 모바일 마켓을 제공하며 일본에서 처음으로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며 당시 일본에서 4,000만 다운로드를, 미국에서 2,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Araya Brain Imaging도 글로벌브레인이 투자한 일본 스타트업이다. IT와 뇌과학 분야의 통합을 목표로 뇌과학 정보를 기반으로 더 똑똑한 AI를 만들기 위한 artificial consciousness를 개발한다. 쉽게 도전하거나 성과를 내기 힘든 AI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는 팀이라는 설명이다.


도쿄대학교에서 스핀오프한 마이크로 인공위성 개발 스타트업 Axelspace, 건설 장소를 사전에 살펴보고 관리하는데 용이한 드론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Dronomy,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스핀오프한 미국 스타트업 Superflex 등도 대표적인 포트폴리오사다. 싱가포르와 인도의 스타트업인 near은 세콰이어 캐피탈과 시스코의 투자도 유치한 스타트업으로, 위치 정보 프로파일링 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글로벌 대기업에 고객 정보 사전 파악 솔루션을 제공한다.


글로벌브레인은 또한 당시까지 한국 스타트업 여덟 곳에도 투자했다. 파이브락스, 캐시슬라이드, 직방, Fluenty, 레인보우닷, 봉봉, VCNC(비트윈), 아이데카다.


5rocks.png 글로벌브레인의 성공적 투자 사례인 파이브락스


스즈키 파트너는 2014년 성공적인 글로벌 M&A 사례를 남긴 파이브락스 투자 사례를 설명하며 글로벌브레인 소개를 마무리했다.


한국 스타트업인 파이브락스는 모바일 게임 이용자를 분석해 마케팅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제공해왔다. 글로벌브레인이 투자한 첫 번째 한국 스타트업이기도 했다. 파이브락스의 기술력과 전문성을 알아본 것.


이후 파이브락스는 글로벌브레인으로부터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덕분에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미국의 탭조이가 파이브락스를 인수하는 사례를 남겼다. 스즈키 파트너는 “이 사례는 글로벌브레인과 KDDI에게도 굉장히 고무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비슷하지만 너무 다른 일본 시장을 이해해야


스즈키 파트너는 “일본 시장은 한국 시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굉장히 다르다"라고 운을 뗐다. 특히 일본 소비자들은 콘텐츠에 소비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나 중국, 한국 등 콘텐츠 강국과 비교해도 지불 의사가 강한 만큼, 한국의 콘텐츠 프로바이더들에게 ‘황금시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으로 ‘네트워크를 쌓는데 긴 시간이 걸리는 일본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다른 나라보다 일본 사람들의 경우 비즈니스 관계를 맺는데 신중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관계가 생기면 그 관계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설명이다.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브레인은 스타트업을 위한 많은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직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자리다. 글로벌브레인은 글로벌브레인의 포트폴리오사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이 있는 일본 대기업, 에이전시 등을 초대해 이들과의 네트워킹 자리를 마련해준다.


특히 글로벌브레인의 연례 메인 이벤트인 ‘글로벌브레인 얼라이언스 포럼’의 경우 100% 초청제로 운영된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전 세계에서 약 600명의 창업가와 대기업 담당자들이 참가한다. 여기서 만들어진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어 큰 관심이 쏠린다.


그렇다면 글로벌브레인으로부터 투자받고 싶은 국내 스타트업에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스즈키 파트너는 “한국 시장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글로벌브레인의 네트워크가 일본과 한국, 아시아에만 국한되지 않은 만큼 일본을 ‘그로스 마켓(growth market)’이라고 생각하고 세계로 뻗어갈 스타트업에게 투자하겠다는 철학이다.


- [테헤란로 펀딩클럽] 글로벌브레인 노부다케 스즈키, 김정용 파트너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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