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실책을 키워내는 법 "손익만 관리하기"
회사의 성장과 함께 하는 조직문화, 거버넌스.
최근 회사를 질타하는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는 그 다음 회사에서는 혹은 내 회사에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례를 정리하고자 함이다.
오늘은 '조직의 실책을 키워내는 법'에 대해서 정리해보려 한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최근 이런 일들이 있었다.
고객정보의 유출 발생, 약 2년여간 잘못된 세그먼트에 마케팅비용이 약 150억원 가까이 나간 것을 발견, 투명하게 소통함을 1번 가치로 이야기 하던 회사가 이 내용에 대해 함구하는 것...
문제는 다양하고 그 원인들도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지만,
그렇게 되는 이유를 찾아보고 또 우선순위를 매기고 고민하다 보면,
결국 조직의 거버넌스와 이를 견제하기도 하고 강화하기도 하는 조직문화를 들여다 보게 된다.
최근 악재들이 겹치는 것들은 이미 그 전조증상들이 있었는데, 이들을 나열해보면,
1. 각 조직과 구성원의 역할을 한 가지 관점(예를 들어 수익성) 으로만 평가하고 품평하기 시작
2. 수익 외의 다양한 역할의 정량적/정성적 개선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기 시작
3. 수익의 수호자가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되며, 그 밑으로 수익관점만을 제시하는 스탭부서가 득세하기 시작
4. 각 부서내에서도 최고경영자의 수익기조에 올인하겠다는 변절자(?) 의 발생과 동시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입에 자물쇠가 채워지기 시작
5. 사내의 전문가들을 신뢰하지 않고 최고경영자와 스탭부서의 관점에서만 나온 전략으로 회사를 푸쉬하기 시작
6. 위 과정들이 반년 가까이 지속됨
결국 사업체의 본질인 '고객 - 구성원 - 조직 관계의 지속가능성' 을 도모해야 하는데,
손익을 추구하는 이들의 공통점인 '비즈니스 및 고객경험 부족, 그리고 타 부서와 협업이 안됨' 이 그들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전체 회사를 편협적이고 불통의 문화로 바꾸어가고 있었음을 볼 수 있었다.
'손익관리' 라고 하는 것은 늘 견제의 수단이 되어야 하고 이 또한 매우 중요한 회사의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것이 경영의 최전선에 등장하게 될 때는 '아주 빠르고 강력하게' 무언가를 진행하고, 그 이후에는 다시 그 다음의 단계로 넘겨주는 역할까지 해주어야 한다.
이는 어쩔 수 없이 손익관리 하는 시간 동안 미래의 전략은 무시당하고 회사의 성장동력이 꺾여 나가기 때문이며, 이를 얼마나 최소화 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과정이 실현되는 회사들은 보통 CFO출신들이 COO 까지 겸업하거나 혹은 포지션 변화를 통해 경영일선에 개입하는 현상들이 일어나는데,
원래 COO 는 어디까지나 백오피스 오퍼레이션을 지속발전 시키는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지, CBO CMO 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됨을 상기하지 못하고,
늘 선을 넘어서는 형태로 가기 쉬운 것 같다. 개인은 완벽할 수 없기에 시스템적인 견제와 균형이 역할을 해야하는데, 이 부분에서의 고민을 깊게 하는 회사를 잘 보지 못했다.
한국 기업들의 문제, 그리고 중소기업 & 스타트업들일 수록 심화되는 문제가 바로 거버넌스이다. 균형과 견제의 묘는 단순히 사내 정치를 떠나서 회사의 탄탄한 성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유행처럼 많은 스타트업들에 컬쳐팀이 있고 복지가 젊고 참신함을 내세우지만, 이런 것들만 있다고 좋은 조직문화가 아니라, 회사의 성장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중요한 것이다.
결국 회사의 가장 중요한 복지와 보상은, 회사의 성장을 통해 구성원들이 성장하고 그 과실을 나누어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직문화와 거버넌스에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매우 작다.
이 다음 회사에서는 내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워서,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