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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별 Jan 11. 2023

말에는 에너지가 있다

"맞아요. 저는 제가 진짜 좋아요."


20대 초반, 어느 한적한 카페에서 내 입으로 내뱉었던 말이다. 당시 내 앞에는 신천지 신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있었다. 그때는 사실 신천지인 줄 몰랐다. 그걸 몰라도 이상하게 느껴졌을 뿐이다.


연극 캐릭터 연구를 위함이라며 했던 인터뷰, 심리 검사, 상담까지. 만남을 지속할수록 안 넘어올 것 같았는지 그쪽에서 먼저 포기해 줬다.


그러면서, "별별이는 이미 자기애도 있고 단단해서 상담이 필요 없을 것 같아."라고 말했고 그에 대한 대답으로 저 첫 문장이 나왔던 것이다.


분명 원래도 알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말을 내뱉는 순간 내가 날 좋아한다는 사실이 가슴에 확 와닿았다. 그제야 아주 흔하게 쓰이는 오래된 문장을 이해하게 되었다.


바로 '말에는 힘이 있다'라는 것.


물론 글에도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글은 사람을 감동시키기도 하고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기도 하니까. 그건 글도, 말도 결국 하나의 표현 방식이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말만이 가진 힘도 분명히 있다. 고칠 가능성이 열려있는 글과는 달리 주워 담을 수 없기에 더 강력하다. 그러니 속으로만 맴돌아 신경 쓰이는 생각이나 극대화시키고 싶은 게 있다면 소리 내어 말해보라고 하고 싶다.


꼭 누군가를 향해 말하지 않아도, 혼자만 듣는 말이라도 상관없다.

생각이 소리가 되어 퍼지고, 마침내 귀에 닿는 순간, 말은 힘을 갖게 될 테니까.




*[말과 글]이라는 글감으로 써봤던 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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