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수술을 하신다.
5년 전에 있던 것이 다시 생겨서이다.
난 바로 티켓을 끊어 다음날 뉴욕으로 향했다.
남편은 일을 해야되서 나혼자
무거운 마음으로 방문하는 엄마의 집.
교통이 많이 막히는 가운데서도 아빠가 공항으로 데리러 와주셨고 오랜만에 본 엄마는 전보다 좀 말라 보이셨다.
수술하기 전엔 엄마와의 시간을 더 가지고 싶었고
수술 후엔 엄마를 간병해 드리는 게 나의 임무라 생각하고 왔지만 엄마는 온 날부터 나를 더 챙긴다.
내가 먹고 싶어 하던 아귀찜을 해놓고
나 주려고 사놓았다고 하는데 엄마 취향이 가득한
귀걸이 상자들을 열어 보이며
“너무 화려하지? “라며 웃으셨다.
그리곤 또 가방과 화장품까지, 엄마는 오래된 걸 쓰면서 좋고 새 거인건 모았다가 날 주셨다.
난 엄마가 만들어 놓으신 김치찌개와 아귀찜을 맛있게 먹고 엄마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 드렸다.
오랜만에 바르다 보니 매니큐어를 잘 바르지 못해
좀 울퉁불퉁해져서 죄송했다.
“어떤 분한테 손톱색이 너무 예뻐서 무슨 색이냐고 하니 다음날 바로 사다 줬어!”
우리 엄마는 인복도 많으시다.
예쁘다고 하면 바로 사다 주는 분들이 있다니.
또 수술 잘 받으시라고 나갔다 오실 때마다
상황버섯, 영양제, 호박죽, 매실청등 갖가지 음식들을 선물로 받아오신다.
성당에선 엄마의 수술이 잘되길 기원하는 기도를
어떤 분이 익명으로 올리신걸 신부님이 보시곤 깜짝 놀라 셨다고 한다.
너무 건강해 보이고 활발하신 분이라 이러한 수술을 하시는지도 몰랐다고. 그리곤 이번주에 신부님이 기도 해드리겠다며 엄마에게 한번 뵙자고 하셨다.
우리 엄마는 데이케어에서 라인댄스를 가르치신다.
주변 분들은 엄마와 함께 라인댄스를 추며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행사에 참여해 왔고 운동하는 재미와 추억들을 오랜기간 같이 쌓아오신 분들이다. 밝고 재밌는 우리 엄마가 건강하고 오래오래 함께 할수 있길 다들 바라고 계신다.
엄마 이렇게 많은 분들이 감사하게 엄마의 건강을 기원하고 계시니 이번 수술을 마지막으로 꼭 완쾌하실 거야.
건강하자 우리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