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의 영어공부

공부하고 싶어지는 장소에서 좋아하는 주제로 공부하기

by stay cozy

2025년 새해가 되고 나의 아침 루틴으로 정착시키려는건 아침 러닝과 영어 원서로 하는 영어 공부이다.


아침에 40분을 신나게 달리고 깨끗하게 씻은 후 뜨거운 커피나 차를 내려서 창문 앞 우리 집 홈카페에 앉아 영어 공부를 시작한다. 영어공부는 의지만으론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난 내가 공부하고 싶어지는 분위기와 공간을 만들어서 도망가려는 의지를 그 자리에 앉혀 놓는다. 멋진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내려 주는 커피를 마시며 공부하는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작게라도 음악이 들리거나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면 집중이 잘 안된다.

홀로있을때 제일 집중이 잘된다.

그래서 그냥 내식대로 내린 커피와 함께하는

우리집 홈카페에서 제일 공부하고 싶은 공간이다.

작년까지는 온라인 ESL 수업을 들었다. 분명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지만 흐름이 끊기는 순간들이 몇몇 있었다.

수업의 흐름과 관계없는 말을 중간에 너무 오래도록 하는 학생, 큰 관심이 없는 주제로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들은 나의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또 너무 자주 갖는 그룹토의시간은 혼자서 한번 생각해 보며 답을 찾고 싶은 내향인인 나에게 미묘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래서 이번해엔 내가 좋아하는 내용의 영어 원서들을 읽으며 혼자 공부해보기로 했다. 언젠가 다시 ESL수업을 듣고싶어 질지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원서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이다. 온라인 중고서점에서 3~4달러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미타임이나 작은 행복, 러닝, 이별, 반려동물등에 대한 각 책의 주제마다 101가지의 에세이들이 실려있다.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내용들이고 비교적 쉬운 문장들로 쓰여있어서 매일 읽고 싶은 맘이 든다. 또 한 꼭지마다 글이 그리 길지 않아 하루에 하나씩 읽을 수 있다. 딱딱한 영어교재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영어원서로 모르는 단어나 문장밑에 해석을 달아주며 읽으니 그냥 독서하는 느낌이 들어 좋다. chatGPT에게 물어보면 정말 자연스럽게 해석해 주고 단어 어원도 알 수 있어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된다.


영어 공부는 암기가 제일 중요한 듯하다. 책 속엔 실제로 쓰이는 세련된 영어 문장들이 정제되어 담겨있다. 문장을 통으로 외우면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내용으로 살짝 변형해서 말해 보기도 한다. 천천히 문장을 들여다 보고 어떤 순서로 문장의 성분들이 나열돼있는지 살펴본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고 많이들 말하지만 나에겐 이렇게 책을 보며 문장의 흐름과 표현법을 하나씩 익혀가는 것이 더 흥미롭다. 내향인과 외향인은 영어를 공부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걸 설명하는 책을 본 적이 있다. 내가 느낀 바로도 모두가 똑같이 그룹토론을 자주 하는것으로 영어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고 말하는 것보다 쓰고 읽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내향인이라면 영어 원서를 읽어 내려가며 하는 공부가 오히려 더 흥미롭고 꾸준하게 해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

실생활 속 영어의 바다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이들의 영어와는 차원이 다르겠지만 나는 나만의 영어실력을 쌓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매일 아침 러닝 후 내가 좋아하는 책상에 일단 앉는 것이다. 재밌는 유튜브나 한국책들을 뒤로하고 영어 원서를 펼친다. 매일 읽고 쓰고 외운다. 비록 내일 또 까먹을지라도 꾸준함에 의의를 둔다.

이런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도파민 터지는 예능프로그램 못지않게 모르던 단어나 문장을 공부하며 얻는 희열 또한 만만치 않다는 걸 느낀다. 글에 온전히 집중하다 보면 주식 시장에 대한 걱정이나 답답한 세상소식들을 잊게 된다. 모르던 단어나 표현을 알게 됐을 땐 머릿속에 반짝하고 불이 켜지는 신선함을 느낀다.

오늘 읽은 한 꼭지의 글은 개인사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답답함을 느끼던 글쓴이가 우연히 해변가에서 만난 미스터리한 할아버지와의 대화에서 얻은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였다.

I might not have control how I reacted to it. I think that might have been the WHOLE KEY to my unhappiness, the feeling of being totally out of control of things.

I might not have control over what happened in my day, but I could control how I reacted to it.

I could choose to be happy.

나는 그것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제어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난 그게 내 불행의 핵심이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 대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이.

난 아마도 내 하루에 일어나는 일들을 통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 일들에 대한 내 반응은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난 행복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읽다보니 그런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 나도 나의 행복을 선택한것 아닐까.

영어공부를 하기로 한 나와의 약속을 미루지 않고 지키는 행복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