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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쉬어가는 [청도 숙소 | 스테이온페이지]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All day

with book!


글ㆍ사진  신재웅


아침과 저녁은 쌀쌀하고 낮에는 선선했던 느지막한 봄의 날씨에 다녀온 청도 여행! 누가 독서의 계절이 가을이라고 한 걸까, 라고 비웃듯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커피 한 잔 그리고 손에 책 한 권을 들고 떠나기 참 좋았다. 지금의 계절을 스스로 선물하듯 색다르게 즐겨보고 싶다면 책과 함께하는 느리고 조용한 쉼을 취하는 여행은 어떠할까!



청도의 조용하고 작은 마을에 위치한 북 스테이 ‘스테이온페이지’. 날씨가 쨍하고 화창하길 바랐지만 흐렸다 맑기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웠던 날씨를 머리 위에 두고 약 2시간 30분에 걸쳐 도착했다.


이곳을 생각하며 오느라 그랬는지 몰라도 오는 길 자체가 너무 힐링이었다.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자연을 옆에 끼고 내려오는 고속도로와 청도에 도착하고부터의 오는 길이 참 좋았다. ‘스테이온페이지’는 북 스테이/브런치 카페/서점 및 카페/아지트(중고 책방 및 칵테일바)로 구성 중인 복합 문화 공간쯤으로 보는 게 맞을 듯싶다.



카페 이용하는 차량과 스테이를 이용하는 차량의 주차장이 다르기에 잘 찾아 주차를 하면 된다. 주차를 하고 딱 내리는 순간, 현실을 잠시 벗어난 듯한 파란 하늘과 나무로 감싸진 브라운 컬러의 공간에 안 놀랄 수가 없었던 파사드! 


체크인을 위해 브런치 카페로 운영 중인 오마이 쿡으로 들어가 안내받았다. 친절하신 사장님께서 이 공간의 전체적인 가이드를 해주시며 룸으로 안내해 주셨다. 총 4개의 룸(삶/쉼/사랑과 우정/문학동네 시인선)이 1개의 건물처럼 일렬로 구분되어 있으며, 이 4개의 룸은 각각의 주제에 맞게 책들이 큐레이션 되어 테마가 있는 공간이었다. 나는 페이지 26(문학동네 시인선)에 하루를 머무르게 되었다. 시가 가득한 공간인가보다!



들어가는 순간 보이는 거대한 책장과 색감 있는 책들! 프라이빗하게 가려진 벽 사이 그리고 조그마한 창 너머 보이는 파란 하늘과 마을이 잠시 일상을 잊게 해주는 마법을 선사해 준다.


내벽이 마감되지 않은 노출 콘크리트가 보임에도 전혀 차가워 보이지 않고 따뜻한 감도를 가진 공간을 만들어 주는 건 왜일까. 다른 스테이에서 다양한 것들로 채워진 공간과 달리 필요한 것들만 최소화하고 책들로만 채워져 있음에도 전혀 부족하지 않아 보이고 밀도감이 있어 보이며, 아쉽지 않은 느낌이었다.



공간을 구경하며 체크인할 때 안내받았던 봉투를 열어보았는데, 이곳에서 20% 할인으로 사용이 가능한 바우처 같은 쿠폰이 있었다. 한적한 마을에 자리 잡고 있어 근처에 식당 및 카페가 부족하다 보니 이렇게 게스트들을 위한 서비스를 주신 것 같다. 곧 다 사용할 것들!


화장실도 감성 낙낙하게 구성되어 있고, 다이슨 슈퍼소닉부터 개인적으로 우디하고 스모키한 향을 좋아하는데 어매니티가 딥퍼랑스라니. 참 마음에 들었다. 해가 놀리듯 들락날락해서 재빨리 감성 있는 컷도 하나 남겨주었다.



스테이온페이지 예약하기




저녁을 먹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 오마이북(서점/카페)으로 내려가 할인쿠폰으로 커피 한 잔 마시며 공간도 구경하고, 알지 못했던 다양한 책도 구경하고 산책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냥 날씨가 좋아 이곳에서 뭘 해도 다 행복하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다시 오마이쿡(브런치카페)으로 올라가 할인쿠폰으로 오일 파스타를 주문해 먹었는데, 기대했던 맛보다 훨씬 뛰어나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괜히 다른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었다.



해가 떨어지고 어둑해지니 이곳의 감도가 더욱 진해져 멋스러움이 배가 되어 보인다. 푸르스름한 초저녁 네이비 컬러의 하늘과 브라운 컬러의 건물들 조화가 너무 고급스러워 보이는 모습에 한컷 한컷 담으면서도 연신 우와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으로 바우처에 담겨있던 쿠폰 중 오마이아지트(칵테일바)에서 칵테일 1잔을 제공해 주기에 이것 또한 즐기지 않을 수 없었다. 낮은 조도와 무드 있고 감각 있는 음악이 공간을 채워주었으며, 누군가에게 읽히고 읽힌 책들이 무심하게 놓여 있는 공간에는 오묘하게 빠져들고 나가기가 싫은 매력이 있었다.


여행을 같이 온 누군가와 칵테일을 마시며 오늘 하루를 이야기하기에도, 혹은 이곳에서 보았던 책이나 문구를 되새기며 나를 정리해 보기에도, 혹은 의미 없는 낙서를 해가며 생각을 버리기에도 좋다. 무엇을 해도 의미가 있는 밤을 만들어 줄 공간이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잡생각을 버리고 정리하며 칵테일을 즐겼는데, 다시 룸으로 올라가는 이곳의 무드가 기분 탓인지 날씨 탓인지 차분하면서도 개운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이곳에 온다면 오마이아지트는 꼭 이용하심을 추천!



밤이 된 룸으로 돌아오니 더욱 감성 가득한 공간으로 변해있었다. 조명을 한두 개만 켜고 낮은 조도로 공간을 이용하며, 블루투스 스피커에 독서와 어울릴 만한 재즈를 낮게 깔고 침대에 누워 책을 보며 밤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스테이온페이지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시간이 아니지 않았나 싶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진심으로 리프레쉬 되었던 때가 이 시간이었고, 이렇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던 것 같다.



생각보다 이른 아침에 눈이 떠졌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흐린 하늘과 함께 새소리가 고요함을 깨고 들어오는데, 참 기분 좋게 눈이 떠졌다. 체크아웃이 10시이다 보니 이르게 나갈 준비를 하고 조식을 이용하러 다시 오마이쿡으로 향했다. 스테이온페이지를 다녀온 분들의 후기에서 항상 칭찬했던 부분이 조식이어서 기대를 하고 올라갔는데, 역시는 역시였다! 조식에 진심인 건가요?! 헤비하지 않고 맛있게 조식을 즐겼다.



체크아웃 전 시간이 살짝 남아 빠르게 볼 수 있는 나태주 선생님의 시집을 몇 편 읽으며 이곳을 나갈 정리를 했다. 사진에서는 아쉽지만, 개인적으로 흐린 날의 이 곳의 무드가 참 좋은 것 같다! 더욱 고요했고, 차분해졌으며, 감성적인 부분들이 드러나 보인다고 할까.


오랜만에 이렇게 일상에서 잠시 탈출한 듯한 느낌을 받으며, 소음 걱정 없이 고요한 이곳에서 책에 파묻혀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에 기쁨과 즐거움을 안고 스테이온페이지를 나왔다. 청도를 나오면서 스스로에게 오랜 여운을 남길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정말 그러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거나 색다른 일상으로 리프레쉬하고 싶은 연인이나 가족에게 추천하는 감성적이고 멋진 공간이었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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