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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끝자락의 료칸 무드 [남해 숙소 | 이제 남해]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


글ㆍ사진  신재웅


누군가에게 여행은 말 그대로 목적이 있어 떠나는 일이 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 여행은 지친 나를 쉬게 내어주는 시간을 말하기도 할 것이다. 여행이 주는 의미와 가치가 휴식으로 이어지는 일이라면, 모든 것이 갖춰져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이 오롯이 쉴 수 있는 공간에 머물러야 하지 않을까.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 없는 ‘이제’를 선택하는 순간! 진정한 휴식이 시작됨을! 그렇게 남해 끝자락에서 보내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네 번째로 큰 섬 남해에 위치한 ‘이제 남해’는 남해 내에서도 소음이 적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바다, 바람, 나무, 새소리에 진정으로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붉은 벽돌의 건물을 마주한 후 자동문을 지나 체크인을 도와주시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주차를 하게 되고, 카트에 짐을 실어 리셉션으로 태워 주시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오브제가 진열된 감각적인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도와주시는데 간단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아로마오일과 차를 추천받고, 별채탕 이용방법 및 조식/석식 장소를 안내해주신다. 참고로 여행 전날 전화나 문자로 별채탕과 조식/석식에 관한 안내와 시간 예약을 친절하게 도와주신다. 사실 이때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몇 가지 주의사항을 안내받고 나면 직원분께서 객실까지 안내해주신다.  



우리가 보낼 1F 가든(오션뷰) 룸은 불멍을 즐길 수 있는 화로와 노천탕을 이용할 수 있는 테라스가 있으며 이 테라스는 침실과 욕실 모두 이어진 구조였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담장이 있어 눈치보지 않고 아무런 걱정 없이 놀 수 있고, 담장 너머로는 바로 바다가 보이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특유의 좋은 공간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군더더기 없는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깔끔한 객실 컨디션에 ‘이제 남해’에 왔다는 것을 느꼈다. 침실 문을 열어놓고 침대에 누워 멀리 보이는 바다와 바람을 맞고 있으니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에 잠시 동안 멍때리기도 했다. 



슬라이딩 우드 벽장을 열면 좌측으로 TV가, 우측으로는 간단히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일리캡슐커피머신과 티팟, 킨토 머그컵과 아이스잔이 진열되어 있다. 와인잔과 와인 바스켓은 문의하면 주신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제 남해’에서는 이동할 때 편히 입을 수 있는 활동복도 제공되는데 생각보다 너무 편해서 잘 입고 다녔다. 또한 체크인 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받은 라벤더 오일은 워머나 스톤에 떨어뜨려 아로마 테라피를 즐기는 데 사용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활동복 옷깃에 살짝 묻혀 다니기도 했다.   



파우더룸을 지나 들어가면 욕실이 나오는데 꽤 크기가 있는 히노키탕이 자리한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히노키탕과 노천탕이 제일 기대되긴 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큰 규모의 히노키탕에 감동을 받았다. 물을 받는 동안 전달받았던 티로 티타임을 가지며 시간을 보냈다. 티타임을 끝내고 욕실에 들어가니 물에 적셔진 편백 향이 욕실 전체에 진하게 올라오며 이곳이 남해인지 료칸인지 구분이 안되는 감정을 느꼈다. 고속도로에서의 피로를 반신욕으로 녹여냈다. 땀이 송골송골 나는 게 꽤나 개운하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반신욕을 마치고 저녁 시간이 다가와 ‘이제 남해’ 근처를 산책하며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해가 넘어가고 조명이 켜지니 더욱 무드가 깊어진 ‘이제 남해’의 포토존! 고요한 이곳에 바닷소리와 대나무들이 스치듯 내는 소리가 괜히 감성적으로 들려오면서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게 만들었다. 



체크인했던 리셉션으로 가면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안내를 해주신다. 식사는 1부/2부로 나뉘며 입실 전날 이용시간에 대한 안내와 예약을 도와주시니 전화를 잘 챙겨야 한다. 자리 안내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음식이 나왔다. 드디어 ‘이제 남해’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가이세키와 스키야키를 만나게 되었다. 남해 특산물을 활용한 코스요리로, 모든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일본 고급 료칸 코스요리가 부럽지 않은 맛과 멋이었다. 참고로 레스토랑에는 음료/주류가 없으며 미리 준비해갈 경우 알맞게 칠링해 주시고 잔도 준비해 주신다. 



식사를 마치니 별채탕 예약한 시간이 되어 별채탕으로 이동했다. ‘이제 남해’에서는 모든 투숙객이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외부와 차단된 프라이빗한 무드에서 티와 스파를 추가 비용 없이 45분간 이용할 수 있다. 인센스로 향을 피우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원하는 음악을 틀어 휴식에 집중하는 밀도 높은 서비스라 생각하면 된다. 코지한 재즈를 틀어놓고 차를 마시며 탕에 발을 담그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노곤노곤한게 꽤나 만족감이 높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아침이 되니 청명한 하늘과 바다가 ‘이제 남해’를 더욱이 빛나게 하고 있었다. 조식을 이용하기 위해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아침의 공간과 살짝 찬 공기가 괜스레 기분을 좋고 들뜨게 해주었다. 그만큼 편안한 침구에서 푹 잤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조식 메뉴는 진한 향이 느껴지는 전복죽이 나오는데 이곳이 호텔인지 레스토랑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퀄리티 높은 맛을 보여주고 있다. 석식부터 조식까지 메뉴 구성을 보니 지역적 특색을 담아내려 한 노력이 보이는 세련된 구성이지 않나 싶다. 



식사를 마치고 룸으로 돌아와 나갈 준비를 하기 전. 야외 테라스 노천탕에서 잠시 몸을 녹이며 바닷바람과 새소리를 듣고 있으니, 이곳은 1박으로는 모자란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최소 2~3박 동안 온전히 공간을 즐긴다면 더욱 좋겠다. 머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휴식과 치유의 여행이 될 수 있는 메리트 높은 공간이었다. 체크아웃하며 남해를 벗어나는데 왠지 부모님 집에서 떠나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잘 쉬다가 나왔나보다.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면 언제든 찾아갈 것 같다. 다시 말해 나에게 완벽한 여행이었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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