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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올데이즈 호텔 ① 부산 중앙동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

스테이폴리오 '매거진'은 스테이 공간에 깃든 사람과 건축 이야기를 들여다 봅니다.


WHY

찬란히 빛나던 시절, 과거와 지금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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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은 없다. 찰나의 숨을 내뱉는 순간 역시 과거가 되고 만다. 영화적 또는 시각적 문법에서는 흔히 과거를 흑백으로 표현하는 언어를 선택하곤 하는데 그것은 그 당시 머물렀던 순간의 어딘가가 퇴색되고만, 기억 저편의 어렴풋이 잊힌 시간을 의미한다. 즐기고 누리는 오늘은 영원할 수 없고, 그렇게 켜켜이 쌓은 과거 위로 현재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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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즈음에 머물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가운데 잠시 멈춰 어디에 서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게 만드는, 찬란히 빛나던 시절과 지금을 기억하게끔 안내하는 곳과 마주했다. 세월에 잊혀 가는 부산 원도심, 과거에서 현재로 변화하는 길목에 서서 가장 부산다운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공간. '좋았던 옛 시절', 옛날의 좋았던 때를 뜻하는 Good al' days, 굿올데이즈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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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미래. 시간은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그렇게 과거가 되고, 현재에 오고, 미래로 가는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잊어야 하는 걸까. 눈 깜빡할 사이에 아니 그보다 더 찰나에 과거가 되는 현재에 머물며, 지금과 오늘을 잊지 말자고 손을 내미는 곳. 그 손을 마주 잡아본다. 우리는 시간으로부터, 또 시간에 의해 살고 있으며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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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잊히지 않을 소중한 여행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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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올데이즈 호텔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 남자 노시현, 대만 여자 제니퍼. 호스트 노시현님은 굿올데이즈를 오픈하기 전 9년 가까이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운영했고,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나름의 마스터피스를 만들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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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올데이즈는 좋았던 옛 시절을 회상하며 쓰는 말로 '굿 올드 데이즈(Good old days)'의 줄임말이다. 호텔 준비 기간 중 발생한 코로나로 걱정이 많았던 시기, 호스트는 많은 책을 펼쳐보며 지나간 일을 후회하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재에 집중한다면 과거가 된 순간들이 모두 굿올데이즈가 될 것이라고.


언젠가 그리워할 그날이 될 오늘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오늘을 기록하는 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여행을 기록하는 호텔 굿올데이즈를 짓고자 했다. 지역과도 연결점을 찾았다. 부산에서 가장 번화했던 지역인 중앙동에 자리해 좋았던 옛 시절을 떠오르게 만든다.




INTERVIEW

굿올데이즈 호텔 노시현, 제니퍼 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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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굿올데이즈 호텔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 남자 노시현, 대만 여자 제니퍼입니다. 9년 가까이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운영했던 경험을 토대로 굿올데이즈를 기획했습니다. 굿올데이즈는 ‘굿 올드 데이즈(Good old days)’의 줄임말입니다. 좋았던 옛 시절을 회상하며 쓰는 정감 어린 말을 호텔의 이름으로 삼았습니다.


굿올데이즈에는 호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영감 얻은 것들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코로나로 걱정이 많았던 시기였는데요, 많은 책을 보면서 지나간 일을 후회하기보다 지금 주어진 현재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에 집중한다면 과거가 된 순간들이 모두 굿올데이즈가 되지 않을까 고민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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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기록을 중점으로 한 콘셉트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메인 콘텐츠인 엽서, 호텔 전체 콘셉트인 아날로그와 관광객에게 다소 낯선 곳인 중앙동 이야기. 이들을 연결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모두 시간과 연결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굿올데이즈 엽서는 미래로 보내는 엽서라는 콘셉트가 있어서 오늘 적은 엽서를 먼 미래의 어떤 달로 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현재를 미래로 보내는 것과 같으며 미래에서 엽서를 받아도 그것은 현재가 아닌 과거로부터 오는 것인 셈입니다. 아날로그 역시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노래를 듣고 싶을 때 플레이 버튼을 터치하면 지체 없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디지털과 달리 객실에 비치한 턴테이블은 LP 판을 올리고 잠시 기다려야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핸드드립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두를 직접 손으로 갈고 필터를 통해 내리고 커피가 준비되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아날로그는 시간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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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은 과거 시청이 있어 번화했던 까닭에 오래된 노포가 많고 오늘날에는 곳곳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중입니다. 중앙동 지하철역 2번 출구에서부터 남포동 방향으로 걸어가면 작고 낡은 건물은 사라지고 점점 크고 화려한 건물이 나타나며 풍경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중앙동이 과거와 현재의 중간 어느 지점에 자리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록이라는 키워드는 엽서로부터 왔는데 단순한 엽서를 넘어서 부산의 경험이 영원하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기억은 언제나 쉽게 휘발되지만 글로 쓴 것은 10년이고 20년이고 지우거나 버리지 않는다면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부산에 머물렀던 순간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기억으로 간직되길 바라는 마음을 브랜드 스토리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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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업체와의 협업이 호텔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객실을 채우는 거의 모든 콘텐츠는 로컬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중앙동 주책공사에서 큐레이션해 준 책, 중앙동 마크 커피의 추천을 받은 원두, 중앙동 좋은 차의 추천을 받은 찻잎, 사계춘 우롱차, 그 외에도 디퓨저, 배스 밤, 맥주, 치즈 큐브까지 모두 부산에 위치한 브랜드와 협업했습니다. 객실에서 로컬 제품을 경험해 보신 투숙객들이 협업 업체를 방문해 소비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 그리고 지역 브랜드와의 상생을 통한 발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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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기프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숙박객분들에게 드리는 웰컴 기프트는 호스트가 직접 담은 부산 풍경 사진 엽서, 봉투, 우표, 굿올데이즈 볼펜과 메모지 그리고 부산 지도입니다. 여행지에서의 감동은 일상으로 복귀함과 동시에 빠르게 사라집니 다. 그렇게 사라져 버리는 시간을 기록해 간직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엽서 쓰기에 필요한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나의 모습과 여행의 감정을 기록해 리셉션에 전달해 주시면 최대 3년 후까지 날짜를 지정해 보낼 수 있습니다. 미래의 나에게 혹은 친구 연인 가족에게 엽서를 보내 시간을 초월한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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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가 아닌 숙박객으로 굿올데이즈에서 하루를 보내신다면?


오픈 전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눈에 불을 켜고 하루 머물러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껴보지 못했던 온전한 여유와 쉼의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쿠폰으로 받은 아메리카노를 테이크 아웃해 중앙동 거리를 산책해 봅니다. 굿올데이즈에서 추천하는 중앙동의 어느 노포에서 저녁 식사를 합니다. 객실로 들어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프얀 스티븐스의 LP를 틀어놓고, 주책공사에 큐레이션한 책 '풍덩'을 읽습니다. 웰컴 기프트로 제공된 엽서에 오늘 나의 모습과 여행의 감정을 기록하여 일 년 후로 보냅니다. 객실 내 모든 콘텐츠들을 여유 있게 즐겨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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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폴리오 예약 혜택
① 숙박권 이벤트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에게 1만원 할인 쿠폰을 선물합니다.
② 2번 이상 이용 완료하면, 스테이폴리오에서만 예약 가능한 히든 스테이를 만날 수 있어요.




Written by 김모아

Photo by 박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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