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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의 완벽한 휴식 [강릉 숙소 | 스테이 히읗]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나무의 온기로  

가득 채워지는 공간


글ㆍ사진  이다영


다른 일들과 마감이 겹쳐서 오후에 다른 일들을 마무리하고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원래 체크인 시간보다 늦게 숙소가 위치해있는 강릉에 도착했다. 겨울이 어느덧 성큼 가까워졌는지 해도 훨씬 짧아져 5시가 조금 넘었을 때부터 하늘 빛이 서서히 바뀌더니 금방 보랏빛으로, 더 어두운 푸른빛으로 물들어갔다. 서울에서 벗어나 조금 조금씩 낮아지는 건물들 위로 하늘 색의 변화가 눈에 더 선명하게 들어왔다. 조금은 굽이굽이진 골목들을 통해 천천히 들어오니 조용한 주택가 사이에 단정한 기와가 얹어진 강릉 감성 숙소 '스테이 히읗'의 대문이 보였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깔끔하고 단정한 모양새의 길게 난 한옥 숙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문 옆으로 바로 유리상자같은 온실공간이 나있고, 그 옆으로 길게 숙소가 자리하고 있다. 온실공간엔 불멍을 할 수 있는 화로와 쇼파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여느 숙소들의 야외 불멍 공간과는 다르게 유리창으로 공간을 감싸주어서 날씨에 상관없이 불멍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느껴졌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이 작은 유리상자의 공간 안에서 따뜻하게 바라보는 겨울의 풍경이 참 아름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숙소의 문을 여니 기분좋은 향기와 함께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마치 공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환대받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에 오기까지 우리가 마주한 골목과 동네는 오랜시간 함께해온 포근한 느낌이었고 외관적으로도 한옥의 모양을 한 강릉 감성 숙소 '스테이 히읗'도 그러한 세월의 친근함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같았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왔을 때 이 공간은 완전히 새로운 공간처럼 너무 깔끔했다. 



하얗고 밝은 조명과 어두운 나무의 포근한 느낌이 함께 어우러져 고풍스러우면서도 모던한 느낌이 났다. 길게 일자로 뻗은 공간의 곳곳에 작은 쉼의 공간들이 다양한 높낮이로 요리조리 배치되어 있어서 한 눈에 보기에는 탁 트인 느낌이 들지만 곳곳의 공간을 탐험하고 앉는 자리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과 시선으로 공간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신기하게 다가왔다.



나무로 된 계단실을 타고 올라가면 작은 다락이 나오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공간의 모습은 또 달랐다. 다락은 공간까지 올라가는 계단실이나, 위에서 보이는 천장의 들보처럼 이 공간을 이루는 나무의 구조가 더 돋보여서 한결 더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2인 이상으로 이곳에 머물게 되면 이 다락에서 잘 수 있도록 매트리스가 구비되어있기도 했다.



다락에서 내려오면 계단실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주방과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나뉘어진다. 주방 또한 작지만 싱크대 아래로 깔끔하게 식기를 수납해둘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같은 결과 온도의 나무 의자와 식탁으로 구성되어있어 작은 공간임에도 꽉 차있다는 느낌보다 자연스럽게 이 공간에 원래 있던 것처럼 자리해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내가 공간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함께 온 친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다도공간의 움푹 파인 곳에 어디선가 찾은 빈백을 끌고와 마치 원래부터 이렇게 쓰이기 위한 공간인 것처럼 안락하게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길게 일자로 뻗은 공간 안에서도 위아래로 단차를 주어서 눈높이를 다르게 하니 공간을 좀 더 다양한 시선과 경험들로 채워갈 수 있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한 공간 안에서도 빈백을 두고 책을 읽다가도 의자에 올라 앉아 또 다른 높이에서의 공간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기도 하고, 바로 앞에 자쿠지 공간과 눈높이가 맞아 한명이 자쿠지에 들어가 있을 때에 한명은 바로 옆의 다도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함께 또 각자의 시간과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것 또한 공간과 함께 하는 여행의 풍요로움을 더하는 것 같았다. 



자쿠지도 계단처럼 단차가 있어서 시간에 따라 잠옷을 입은 채로 발만 담그고 족욕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저녁을 먹고 자기 전에는 완전히 푹 들어가 하루의 피로를 풀기도 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지내는 내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처음에는 자쿠지가 실내에, 그것도 숙소의 한 가운데 위치해 있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하루의 경과 속에서도 아무때나 원할 때 들어가 다양한 형태로 족욕 혹은 목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참 좋았고, 불멍 공간처럼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이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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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목욕을 하고 오후에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을 하기 위해 주방의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서 한참을 각자 할 일을 했다. 워케이션을 계획하고 온 트래블이 아니고 갑작스럽게 일의 마감이 겹쳐서 어쩔 수 없이 여행의 중간 중간에 일을 해야했던 건데도 이렇게 한 공간 안에서 목욕도 하다가 잠깐 자리를 옮겨 책을 읽다가, 또 잠시 다락에 올라가 누워있기도 하다가 내려와서 일을 하고 하는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휴식처럼 느껴져서 일을 하면서도 여유롭다는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그렇게 잔잔한 저녁을 마무리하고 완전히 분리된 침실의 공간으로 들어와서 잠을 잤다. 



강릉 감성 숙소 ‘스테이 히읗’의 가장 큰 매력은 제한된 공간을 다양한 높낮이와 용도별로 구분한 연출을 통해 작은 공간임에도 정말 여러가지의 공간적 체험을 가능케한다는 점인 것 같다. 그 매력은 아침에 더욱 배가되는데, 저녁에는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바깥의 풍경과, 탁트인 유리창들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이 공간에 더욱 다양한 색채와 분위기를 입혀주기 때문이다. 커튼 위로 부드럽게 부서지는 햇살을 받으며 기분좋게 일어나서 마주한 스테이 히읗의 아침은 또 전날 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복층의 다락에서부터 쏟아지는 따뜻한 햇빛이 계단실의 나무를 더욱 따뜻한 빛으로 물들이고, 주방부터 시작해서 거실의 큰 창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공간 전체를 밝혀왔다.



어제 너무 어두워서 보지 못한 주변 풍광을 보기 위해 커튼을 열어젖히니 예상하지 못한 바깥의 풍경들이 또 새롭게 펼쳐진다. 강릉 감성 숙소 ‘스테이 히읗’의 곳곳에서 보이는 적당히 푸른 하늘과 주변의 고풍스런 지붕들, 초록색의 잎들이 빛을 반사해내며 하얗게 밝기만 했던 숙소의 공간을 색색의 생기로 채워나간다. 



마침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바깥으로 나가 툇마루에서 햇볕을 받으며 체크아웃까지 시간을 보내보기로 한다. 저녁의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의 모습과는 또 다른 화사함과 생기의 강릉 감성 숙소 '스테이 히읗'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솔솔 불어오는 가을 바람과 얼굴에 살포시 내려앉는 햇볕이 기분이 좋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툇마루에 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가만히 바람에 풀잎이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늘을 더욱 푸르러져 가고 감은 빨갛게 익어가는 가을의 어느날 작지만 알찬 공간에서 더없이 풍요로운 하루의 일상을 보냈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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