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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우리만의 정원 [제주 서쪽 숙소 | 금등첨화]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스테이가 이끌어 주는

풍요로운 경험


글ㆍ사진  고서우



높은 담장 너머에 더 높은 지붕을 올린 집이 있다. 그리고 다시 그 너머를 보았을 때에는, 나에게 큰 꿈 하나가 생겼다.


제주 서쪽 숙소 '금등첨화'는 언젠가 사진으로 만나면서부터 마음에 둔, 꼭 가보고 싶었던 장소였다. 초록이 햇볕에 어우러지는 싱그러운 마당과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기다란 모양의 집. 그 집은 모양 그대로 마당을 품고 있는 듯 보였다.



체크인을 위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복도를 따라 세워진 긴 통창이었다. 화창하고 좋은 날씨의 풍부한 볕은 그대로 창을 통과해 실내를 눈이 부시도록 밝게 비추었고, 마당 곳곳에 가꾸어진 풀과 나무는 이내 복도를 지나쳐 곧장 밖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따스한 햇볕에 시원한 바람은 이 계절을 만끽하기에 금상첨화였다. 그래서 잠깐 걸었다. 가운데 나무를 두고 동그랗게 걸어보니 마당의 넓이가 느껴졌다.


마당 한쪽에는 장작과 토치, 장갑이 있었다. 덥지 않은 날씨이자 아직 춥지 않은 때에 이를 보니, 해 질 녘에 불멍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 먼저 들었다. 여럿이 왔으면 바비큐 그릴 위에 도톰한 고기도 몇 점 올렸을 것을 떠올리니, 그러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마당 걷기를 끝내고 안으로 들어와 짐을 풀며 내부 구경을 했다. 요즈음 기다란 형태의 집 구조에 꽤 만족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주차장에서부터 마당까지 겹겹이 쌓인 '금등첨화'의 프라이빗한 구조를 경험하고 나니 나도 나중에는 이곳과 닮은 공간을 지어 살고 싶다는 상상을 하고야 말았다.



햇살을 가득 받는 식탁을 중심 삼아, 양옆으로 경험이 퍼져나간다. 끝에 있는 방에 조적 욕조가 마련된 욕실이 있는데, 이곳에도 창을 넘어 들어오는 볕이 아름답게 부수어진다. 조명을 끈 채로 바라보니 일렁이는 물에 빛이 반사되는 모습이 더욱 눈부시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침실은 가장 마음에 들던 공간으로 남았다. 깔끔한 첫인상이 늦은 밤 아늑함까지 선사해줘, 눈을 감고 포갠 팔에 기대어 상상에 상상을 더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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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로 들어오기 전에는 책 한 권을 읽을 수도 있다. 부끄럽게도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TV는 자주 보지 않다 보니 숙소에 들어가면 할 게 많이 없어 때때로 무료해지기도 한다. 술이라도 한 잔 하는 사람이면 모를까! 그럴 때는 그저 어슬렁거리다 엎드려 잠에 들고 마는데, '금등첨화'에서는 특별한 공간을 만나 시간을 보냈다.


창밖을 내다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에는 자리도 많았고, 심지어 아이들이 가지고 놀 만한 장난감도 풍족했다. 책을 읽지 않는다 해도 어색하지 않게 창밖을 바라보면 그만일 공간이었다.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노는 공간'이 되어주고 있었다.



다시 식탁을 지나치며 끝방으로 가면, 평상형 공간이 나온다. 이곳은 수영장으로 이어진 전실이었는데, 무더운 여름날 '금등첨화'를 방문한다면 꼭 수박 한 통 손에 든 채이길 바란다고 누구에게라도 전하고 싶어지는 모습이었다.



또 수영장에는 지붕이 있어, 수영장 물에 무엇이 떠 있으면 들어가기를 마다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환영 받을만했다. 깔끔하게 단장한 수영장에서 나는 익숙한 냄새가 초등학생 때의 기억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러니 띄우지 않아도 될 튜브를 굳이 띄워 놀며 시간을 한참 보냈다.



순서를 딱히 정한 적은 없었는데, 수영장에서 나와 한 불멍은 매우 적절해서 기분을 설레게 했다.


한 공간을 즐기는 데에 순서란 없겠지만, 처음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이끌린 듯 마당부터 걸어본 것, 침실을 한 번 둘러보며 잠자리를 살피고, 놀 만한 곳을 찜해둔 뒤 잠자리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할 일을 생각해 낸 것, 수영장에 몸을 던져 몸을 식혀놓곤 다시 뜨거운 불 앞에 앉아 눈싸움을 한 것 등 어쩌면 '금등첨화'가 이끌어 준 무언의 순서는 아니었는지 이제 와 새삼 흥미롭기까지 하다.



아침에는 예쁜 바구니에 담긴 조식을 꺼내 먹었다. "잣을 갈아 넣은 전복죽이다!" 든든하고도 따뜻한 죽 한 그릇까지 얻어먹고 나오니, 이곳에 하루를 머물렀을 뿐인데 다음날 아침 마저 누군가의 기분 좋은 배웅으로 시작하는 듯한 넉넉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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