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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한 고립의 공간 [제주 조천 숙소 | 보스케]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숲이 품은, 

숲을 품은 집


글ㆍ사진  김대연

                      

제주의 겨울은 활기를 많이 잃는다. 상대적으로 타 계절에 비해 회색빛을 띄는 날씨의 영향과 눈이 오거나 맛있는 음식을 찾지 않는다면 딱히 제주여행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광도시인 제주가 이런 흐름을 겪을 때면 이곳에 거주하고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함께 그 흐름에 올라탄다. 그러니까 나에게도 충전이 절실했다는 이야기. 제주가 너무 좋지만 비일상으로 활기를 겪고 싶었던 어느 날, 조천읍 북촌리에 위치한 보스케에 다녀왔다. 


                           

해가 뉘엿뉘엿 모습을 감추던 늦은 오후, 조천 감성 숙소 보스케에 도착했다. 평소 제주에서 주말을 보낼 때 조천을 자주 오는데 이곳은 한번도 와보지 못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북촌리 옛 마을이 보존된 곳에 위치한 보스케. 전용 주차장에 편하게 주차를 하고 공간에 들어섰다.


                        

안채, 바깥채가 나뉘어진 구조인데 우리는 2인이라서 주방이 존재하는 안채에서만 생활하기로 했다. 두 공간 모두 사용할 여력이 되지 않았지만 공간이 아예 나눠져 있기 때문에 커플(부부) 동반으로 사용해도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유리해 보였다.


                           

바깥채 공간엔 스탠바이미가 있어 잠들기전 OTT를 즐기기 좋고, 안채보다 편안한 구조로 설계된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어 우리가 지내기에 좋았다. 이곳에서 영화를 한편 보며 잠들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쿠지도 있고 주방이 곁에 있는 안채가 우리에게 더 맞았다. 


                  

아래에 더 많은 사진과 이야기를 공유하겠지만 겨울에도 따뜻하게 유지되는 수영장이 있는게 참 반가웠다. 물을 정말 좋아하는 우리둘은 겨울이 되면 수영을 즐기지 못해 지난 여름에 찍어 놓은 영상을 보며 그리워하는데, 이곳에서 오랜만에 온몸을 물에 담글 수 있음에 신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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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빠르게 저물고 저녁 먹을 시간이 금방 다가왔다. 근처에 함덕해수욕장이 있는데 그곳엔 웬만한 음식점이나 마트 등이 많아서 포장을 하거나 음료 등을 구매하기에 편리했다. 우린 며칠 전부터 먹고 싶었던 치킨을 포장 주문했고 시간 맞춰 다녀와 저녁 먹을 준비를 마쳤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리 정돈이 잘되어 있는 상태를 보면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는데, 보스케의 거의 모든 집기들이 그러했다. 공간은 사람의 기분에도 정말 많은 영향을 끼쳐서 나도 정돈되고 깔끔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다. 


                           

단정한 그릇에 치킨을 옮겨 담아 세팅을 하고 먹기 전 한 컷. 전체적으로 조도가 낮지만 포인트 조명들이 어떤 상황이든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밝게 비춰주었다. 


                           

배가 부르니 이제야 온전히 공간이 눈에 보인다. 선반쪽 미닫이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데 이곳 역시 초록한 풍경을 볼 수 있게 통유리로 마감되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두 번째로 와인과 근처 카페에서 사온 케익을 먹기로 했다. 세팅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온전히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와이프를 방해하지 않으며 공간을 구경하다가, 쇼파에 앉아 짧게나마 한껏 늘어지는 시간을 보냈다.


                         

세팅을 마친 와이프의 포토 타임을 기다리고,


                            

이제는 내 차례.


평소 마시고 싶어 했던 와인을 이날을 위해 개봉했고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모자를 씌워 주었다. 이곳에서 편안히 마시다가 자쿠지에 물이 거의 찼을 무렵에는 와인잔을 들고 그곳에서 즐기기로 했다. 


                            

마시며 얘기를 나누던 중 밖에 풍경이 뭔가 심상치 않아 확인해보니 시간에 맞춰 중정 스프링쿨러가 작동되고 있었다. 이 풍경은 마치 장마철 제주 중산간 지역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제주스러움이 가득했다. 


                       

대화가 많은 편인 우리 부부.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이런 시간을 보내면 더 진중한 얘기가 오고 간다. 회사생활에서 힘든 일, 지나온 삶 등을 얘기하며 아픈 곳을 위로해 주다가 자쿠지 물이 반신욕을 하기에 충분히 채워졌을 무렵 무겁고 힘든일을 자쿠지에서 털어버리기로 했다.


                          

겨울에 반신욕은 건강에도 이롭고 기분도 정말 좋다. 공기는 차가운데, 몸은 따뜻한 느낌은 춥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으므로 마냥 활기가 없는 겨울도 알고 보면 장점이 많다. 


                          

몸이 어느정도 데워졌을 때 쯤, 용기를 내 실외 수영장으로 이동했다. 물은 한겨울에도 수영할 수 있을 만큼 적절한 온도지만 물에서 벗어나면 바로 추워졌기에 젖은 몸으로 이동하기에는 어느정도 각오가 필요했다. 특히 서로를 찍어줄 때 한 사람은 밖에 나와 있어야 했기에, 두툼한 샤워 가운에 몸을 꽁꽁 숨기고 열심히 사진과 영상을 담았다.


                          

겨울이니까, 마무리는 다시 반신욕으로. 온몸을 편하게 녹이니 나른해진 육체가 잠들기에 아주 좋은 컨디션이 되었다.


    

다음날 아침, 밝은 조천 감성 숙소 보스케를 맞이했다. 아침은 호스트가 준비해준 정성스런 티를 우려내어 마시고, 큐레이션된 음악도 듣고, 커피도 내려 마시며 완벽한 비일상을 보내기로 했다. 


                        

티를 우려 마시는 방법, 커피를 내려 마시는 방법, 음악에 대한 설명이 따로 브로셔 형태로 비치되어 있어서 편리했다. 


                        

티를 마시며 바라보는 중정은 참으로 평화로웠다. 멍때리며 초록을 즐기다가 나무에 처음 보는 새가 앉아 쉬고 있길래 카메라를 들어 찍을까 말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그냥 이대로 시간이 흘렀으면 하는 마음이 강해 눈으로만 담아두었다. 멋진 장면이었고 사진으로 남겼으면 좋았겠지만 다시금 그 시간으로 돌아갔다면 난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냥 바라보는 것, 일상에서 잘 하지 못하는 걸 이곳에선 잘 해내고 있었다. 


                         

중정을 구경하던 중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포토 스팟이 있어서 커피를 내려 그곳에서 와이프를 담았다. 조금은 멀리서 중정과 함께 담은 이 사진이 보스케에서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들고 보스케스러웠다고 해야할까. 조전 감성 숙소 보스케에 체크인하고 체크아웃할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많이 찍혀지기를 바란다.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와 나갈 채비를 모두 마쳤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라서 아쉽지만 마음만큼은 풍요롭게 채워졌기에 행복한 여정이었다. 

                            

제주가 일터고 삶인 나에게도 제주여행은 큰 위로가 된다. 제주에 집이 있지만 다른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른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어 다시금 힘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마냥 활기 없고 재미가 없는 줄 알았던 제주의 겨울인데, 이런 여행과 쉼이라면 겨울이라도 제주는 여전히 

사랑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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