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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함께하는 여행 [춘천 숙소 | 스테이 자하]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엄마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글ㆍ사진 ㅣ 김문영


엄마, 3월에 나랑 춘천 놀러 갈래?

그래 좋아~


5년 전 엄마가 무릎 수술을 하고서 장거리 가족 여행이 어렵게 되었다. 조금만 피곤해져도 쉽게 감기에 걸리고, 오래 앉아 있거나 무리하게 걸으면 금방 다리가 붓기 때문. 가까운 곳에서라도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어디로 떠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봄의 춘천이라면 모든 것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렇게 3월 9일 용산역에서 기차로 1시간, 춘천역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스테이 자하로 떠났다. 1박 2일의 여행이었기 때문에 짐도 마음도 가벼웠지만 기분은 내고 싶어서 사이다랑 계란을 샀다. (감동란의 촉촉하고 짭조름한 맛에 감동받은 엄마 ㅎㅎ)



점심 즈음 춘천에 도착해서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자하 근처에 있는 춘천 옹심이! 옹심이메밀칼국수와 옹심이, 대왕 감자전을 시켜서 배부르게 먹었다. 들깨가루를 듬뿍 넣은 옹심이는 국물을 마시기만 해도 건강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엄마가 들깻가루를 넣는 것을 좋아하셔서 우리집은 들깨 미역국을 먹는다. 들깨 최고!)



바로 앞에 소양강 스카이워크가 있어서 가볍게 산책했다. 가시거리가 좋은 날씨라 경치 구경을 한참 했다. 입장료 2,000원은 춘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시는데, 이 상품권은 춘천 지역 대부분의 식당,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테이 자하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자 체크인 시간인 3시에 맞춰 들어갔다. 한옥 스테이는 여러 번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곳은 또 달랐다. '스테이' 보다는 '집' 같은 편안함이 있었는데 아름다우면서도 편리하다고 느꼈다. 호스트의 애정이 없다면 이렇게 완성되지 못했으리라...하는 생각. 정말로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다정한 웰컴 카드. (편지에 쓰인 그대로 편안하고 좋은 기억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공간의 아름다움을 배가 시키는 것들이 있었는데, 곳곳에 놓인 식물들. 집의 풍수지리가 좋은 것인지...정비 시간에 식물들을 툇마루에 두고 일광을 시켜 주시는 것인지...아니면 식물 박사님이신지...작은 식물부터 큰 식물까지 모두 건강한 모습을 보면서 참 부지런한 손이구나 생각했다. 이 친구들 잔뜩 사랑을 받고 있구나~ 다양한 크기의 토분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집의 중심이 되는 거실 공간에는 페네시 도넛(Fennessy Donut) i5가 있었다. 턴테이블과 블루투스가 모두 가능한 올인원 스피커. 블랙 보디에 화이트 혼 조합이 공간에 어울렸다. (페네시 도넛 실물은 처음 보았는데, 예쁘고 편리한데 음질도 좋아 구매할 뻔 했다...) 조작법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는데, 턴테이블을 처음 사용해 본다면 QR코드로 가이드가 있어 보고 따라 하면 된다. 좋아하는 가수인 김동률 LP가 꺼내어져 있어서 반가웠다. 작년 콘서트 정말 좋았는데.



엄마는 조금 피곤하셨는지 자쿠지 물을 받는 동안 낮잠을 주무셨는데, 그동안 나는 이 귀여운 부클레 1인 소파에서 권월의 음악을 들었다. (이 소파는 또 왜 이렇게 귀엽고 편한 것인가...또 구매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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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대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과 따뜻한 물은 일주일간 쌓인 피로를 풀어 주는 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적당하게 나 있는 창, 블랙톤의 공간에 은은한 조명 속 '수공간'은 습기 조절도 잘 되어서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자쿠지를 너무 좋아하는 엄마... 다음 여행지도 꼭 자쿠지가 있는 곳으로 가기로...)



이곳이 편하다고 느낀 점은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무선 핸드폰 충전기, 공기청정기, 자동 커피머신, 매립형 정수기, 셀카봉이 그랬다. 한옥이지만 여러 밤 보내도 불편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마냥 집처럼 편하다가도 전통 제본 방식으로 한 방명록과 짚신 슬리퍼를 보고 맞다 여기 한옥이었지? 하고 다시 깨닫는다. (살짝 아쉬운 점으로는 여성 사이즈가 여유분으로 1개 더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큰 사이즈는 많이 헐거워서 한 명은 맨발로 다녀야 했다.)



웰컴 푸드로는 오란다, 조식으로는 그래놀라와 우유가 있었다. 오란다와 그래놀라가 정말 맛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ㅎㅎ) 프리 드링크로 분다버그와 싱하 탄산수가 있었는데 반신욕 후 시원하게 마셨다. (오프너를 찾기 쉽게 옆에 둔 것은 센스가 좋다고 느꼈던 포인트 중 하나.)



반신욕을 하고 있을 때 문자가 하나 왔는데, 호스트님이 이벤트라고 케이크를 보내주셨다. 와! 굉장히 특별한 날이 된 것 같은 기분!



가까운 곳에 메밀막국수 맛집이 있어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꽤 유명한 집이라 연예인들 사인을 잔뜩 구경했다.



밤에는 뒷마당에서 파이어핏을 했다. 나도 엄마도 파이어핏은 처음 사용해 보았는데, 안전하게 불멍을 할 수 있어서 참 좋다고 생각했다. 건조한 날씨에 불을 피우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하니까. 초봄이라 아직 날이 쌀쌀해서 언 손도 녹이고 발도 녹였는데 따뜻한 불을 보며 좋아하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 같다고 느껴졌다.


침실 공간에는 빔과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저녁에는 주말 드라마 보는 엄마가 독차지 했다. (오늘도 고생이 많은 효심이...)



아침은 따뜻한 국화차로 깨웠다. 잔잔한 연주곡을 들으며 다도 공간에서 즐기는 차 시간은 무언가를 서두르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집에서도 종종 차를 내려 마시는데, 꼭 소꿉놀이하는 것 같아 재밌다.



가볍게 조식을 먹고 커피를 내렸다. 원두는 신선하게 바로 갈아 내릴 수 있도록 홀빈으로도 제공되어 있었고, 분쇄 후 소분해 두기도 했다. 굵기 조절이 어렵다면 소분해 둔 원두를 사용하기를 추천! 분쇄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지 향도 맛도 좋았다.



스테이 자하를 부지런히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엄마와 오다 보니 놀이공간에서 보낸 시간은 적었다. 오락기와 만화책 (무려 슬램덩크 전권!) 그물망이 있어 다음에 친구와 함께 오면 200% 즐겨보리라 마음 먹었다.



평화로운 일요일 오전을 즐기고 있으니 금새 퇴실 시간이 되어 뒷정리를 마치고 나왔다. 정이들어 나도 이곳을 아끼는 마음이 생겨 깨끗하게 해두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들었다.


나오는 길 앞마당, 툇마루에 해가 참 잘 든다. 엄마랑 몸 건강히 지내다가 다른 계절에 다시 오자고 약속하며 문을 나섰다.



에필로그


스테이 자하를 방문하기 1주일 전에 엄마의 고향인 창녕에 다녀왔다. 편찮으신 큰이모를 뵈러 다녀왔는데, 이모는 2년 사이에 건강이 더 악화하여 거동도 의사소통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나의 어릴 적 기억 속 이모는 엄마보다 더 다정하고, 나를 무척이나 예뻐했었다. 창녕은 나에게 '리틀 포레스트'였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는 자식들이 아픈 부모를 부양하고 있었다. 2박 3일 내내 이모의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하고, 집안에 버리지 않고 쌓아두기만 했던 물건들을 모두 정리했다. 그런 상황에 놓여 일손을 도우며 돌이켜 보니 엄마와 창녕에 오가는 일도 대부분 나의 도움이 필요했다. 앞으로 점점 더 그런 순간들이 많아지겠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처럼 나는 늙고 이모와 엄마는 점점 아이가 되어 가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 대화가 많은 모녀가 아닌지라 털어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창녕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일까? 이번 춘천 여행이 유독 소중했다. 분명한 건 나와 엄마 모두 느꼈다. 이런 작고 소중한 기억들, 손잡고 함께 하는 여행이 우리에게 더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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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상시 운영되는 숙박권 이벤트로 경품 받고 여행 떠나요.
② 2번 이상 이용 완료하면, 스테이폴리오에서만 예약 가능한 히든 스테이를 만날 수 있어요.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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