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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살을 길어내는 [춘천 숙소 | 아침못스테이]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봄의 기운 가득한 

춘천에서의 아늑한 시간


글ㆍ사진  이다영


한동안 꽃샘추위와 비가 계속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따스한 햇살이 비쳐오던 4월의 첫날, 우리는 춘천으로 향했다. 서울은 아직까지도 벚꽃의 신호도 안 보였건만 춘천의 햇살은 유독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고, 이미 곳곳에 형형색색의 봄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봄이 빨리 오는 고을’이라는 이름의 유래와 어울리게 춘천의 봄은 그 어느 곳의 봄보다 따스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날 머무르게 될 아침못스테이의 체크인이 오후인데다 위치도 시내보다 더 들어가야 하기도 했고, 이전에 춘천에 여행 왔을 때 춘천 시내 곳곳의 귀엽고 예쁜 카페들과 식당들이 생각나 미리 가 있으려고 아침 일찍부터 춘천으로 향했다. 춘천 중앙시장 앞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 주차장에 차를 대고 JOC 젤라또라는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주문해서 먹었다. 유리문을 통해 햇살이 사르르 들어오고 바로 앞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하나둘 나와 부모님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건너편 중앙시장에는 각종 과일과 반찬들을 판매하는 상인들과 장을 보러온 사람들이 많아서 이곳의 활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과일들을 탑처럼 쌓아서 디스플레이해놓은 모습들이 귀여웠다. 같이 온 친구가 춘천에서 유독 이런 식으로 과일을 진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한참을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 한참을 구경 중 딸기가 한 팩에 3천원이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을 보고 우리는 얼른 스테이에 가서 간식으로 먹을 딸기 한 팩을 구매했다. 달큰하고 향긋한 딸기 향이 비닐봉지를 뚫고 차 안을 가득 채웠다.



스테이에서 조금 일찍 체크인을 진행해 주시겠다고 연락이 오셔서 얼른 차를 타고 이동했다. 아침못스테이는 시내와는 운전해서 15~2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있는데 가는 길 여기저기에 우리가 미리 저장해 둔 맛집과 춘천에 올 때마다 들르는 오이트 에스프레소 바가 있어서 가는 길마저도 작은 여행처럼 이곳저곳에 멈춰서며 가다보니 가깝게만 느껴졌다. 춘천은 이런 작고 소소한 발견들로 가득 차있는 도시같다.



숙소에 도착해 앞 넓직한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우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밝은 크림색의 숙소가 서있었다. 아침못스테이는 2인용 숙소 작은못 동과, 6인까지 수용이 가능한 큰못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도착하니 옆의 큰못 동의 큰 마당에서 아이들이 뛰어놀며 웃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려왔다. 



큰못 동만큼이나 큰 작은못 동의 마당엔 스테이에서 마련해준 불멍 화로대와 캠핑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고, 마당 위로 따뜻한 햇살이 가득 내리쬐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침못스테이의 주변에 높거나 큰 건물이 없어 담장이 높지 않고, 마당도 넓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우리밖에 없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 좋았다. 스테이는 두 동으로 나뉘어져 있고, 그 중앙을 테라스처럼 쓸 수 있게 되어있다. 



앞뒤로 탁 트인 전망이 공간이 한결 더 열려있고 넓은 느낌을 들게 했다. 뒤로는 작은 벚꽃이 가득 피어서 숙소에서도 뒤로 난 창문을 통해 파란 하늘과 대조되어 하얗게 빛나는 꽃을 볼 수 있었다.



두 동을 가로지르는 이 작은 패티오의 공간은 이렇게 열린 공간처럼 쓸 수도 있었지만 쉽게 커튼을 쳐서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할 수도 있었다. 오히려 하얀 커튼 위로 춤추는 나무들의 그림자가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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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의 전면에 큰 창이 나 있고 또 인근에 큰 건물도 없고 해가 잘 드는 방향으로 서있어 들어오자마자 어떤 공간에 있어도 공간을 가득 채우는 햇빛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침실에서 바깥으로 난 큰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과, 해 질 녘 시시각각 보이는 하늘 색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좋아서 많은 시간 침실 창 앞의 작은 공간에 앉아 보냈던 것 같다.



건너편 주방 공간으로 가서 시장에서 사 온 딸기를 깨끗하게 씻어 해지는 것을 바라보며 먹었다.



노랗고 붉게 공간 안을 가득 채우던 햇살이 점점 차가워지더니 이내 보랏빛으로, 또 파란빛으로 아침못스테이의 따뜻한 크림색 벽을 물들였다.



침실의 뒤쪽 공간에는 자쿠지가 있는데 깊이도 깊고 넓이도 커서 물을 채우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고 안내해 주셔서 숙소에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물을 미리 채워두었다.



저녁을 먹고 어둑어둑해질 때쯤 준비해 주신 불멍을 하기 위해서 마당으로 나왔다. 불을 붙이는 토치와 담요가 담긴 보관함 안에 마시멜로도 두 팩이나 준비해 주시고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와인까지 준비해주셔서 마당에서 불을 피워두고 와인과 함께 마시멜로를 구워 먹었다. 



아직 봄의 초입이라 밤에는 조금 쌀쌀했는데, 덮을 수 있는 담요와, 혹시 너무 어둡지는 않을까 여러 종류의 조명까지 준비되어 있어 그 세심함과 다정함이 느껴져 너무 좋았다. 장작도 딱 좋은 만큼 있었기에 1-2시간가량 딱 좋게 불멍을 하고 들어왔다. 완전히 어두워진 후의 숙소는 또 다른 빛으로 빛이 났다.



장작이 다 타고 조금 쌀쌀해질 때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미리 따뜻한 물을 받아둔 자쿠지로 향했다. 술을 잘 못하는데 준비해 주신 스파클링와인이 적당히 달달하고 너무 세지 않아서 자쿠지 안에서도 마시면서 몸을 데웠다.



다음 날 아침, 하얀 커튼을 뚫고 부드럽게 부서지는 아침 햇살로 눈을 떴다. 너무 강렬하지도 않게 잔잔히 부서지며 공간을 가득 메우는 하얀빛이 기분 좋게 하루를 맞이하게 해주었다. 



옷을 갈아입고 건너가서 주방의 타일 위로 반짝이는 햇살을 마주하며 전날 오이트 에스프레소 바에서 사 온 디저트를 미니 오븐에 넣어 굽고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렸다. 냉동고 안에 가득 채워진 얼음통이 있어 아이스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이런 작은 배려들이 아침못스테이에서의 시간을 보다 더 만족스럽게 해주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뒷정리를 하고 나서기 전 하얀 벽 앞의 의자에 앉아서 일광욕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는 4월의 여행지 춘천, 그리고 그 과정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었던 아침못스테이에서의 하루는 우리의 갇혀있던 시야를 더 넓고 먼 곳으로 향하게 해주었다. 



하루하루 눈앞의 해야 하는 일들에서 벗어나 비로소 피어나는 꽃봉오리와 하늘의 변화와 햇빛이 시간에 따라 공간을 어떻게 다채롭게 채워가는지 보여주었던 아침못스테이와 춘천에서의 시간은 매년 이 계절이 다가오면 또 그리워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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