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꿈 속 정원 [제주 감성 숙소 | 몽중정원]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안온한 시간에
머물다
글ㆍ사진 ㅣ 김대연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열심히 살아온 우리 부부를 향한 선물로 몽중정원을 예약했다. 내외부가 깔끔하고 한적한 제주 시골 마을에 위치한 게 우리 성향과 잘 맞아 선택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날씨가 좋았던 날. 체크인 시간에 맞춰 몽중정원에 도착했다. 이번에 선택한 방은 ‘B’로 기준 인원 2명이 사용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지녔다. 몽중정원은 총 두 객실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들어서자마자 이용안내서를 확인하고 공간을 둘러보았다. 천고가 높고 개방감이 있는 큰 거실과 방과 화장실이 있는 구조. 거실은 전체적으로 노천탕이 있는 정원을 바라보는 구조로 되어 있고 스탠바이미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잔잔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방은 더블 침대가 두 개 배치되어 있고 인원수에 맞게 침구를 세팅해 주셨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구조로 커튼을 거쳐 은은해진 햇빛이 방을 밝히고 있었다.
저녁까지 시간이 남아 짐을 풀고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베이지 톤을 띈 전체적인 채도가 눈이 편안해 좋았고 준비해 주신 웰컴어메니티와 보일러, 스위치 안내 스티커에서 호스트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다.
실외 노천탕이 있는 정원은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욕실의 외부 출입문을 통해 편하게 닿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산들하게 부는 바람 덕분에 흔들리는 정원의 초록들을 보며 잠시 모든 생각을 멈추는 순간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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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숨을 돌리고 밀린 작업을 거실 테이블에 앉아 마무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잔잔한 노래와 함께 눈이 아프면 정원을 바라보고 생각을 정돈하며 작업을 이어 나갔다. 편안한 분위기여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만들어 납품을 마칠 수 있었다.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고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인근 대형마트에서 장을 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회와 술, 간단한 야채를 손질하여 저녁 한 상을 차렸다. 결혼기념일이라서 크게 기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소소한 행복을 더 즐기는 우리 부부는 이런 차림이 힐링이고 기쁨이었다. 맛있는 회와 술을 곁들여 식사하면서 넷플릭스에서 보다가 말았던 시리즈를 이어서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 순간이 어찌나 행복하던지 이대로 모든 게 멈췄으면 하는 생각을 꽤길게 이어갔다.
그렇게 영원하고 싶었던 시간을 보내다가 너무 늦기 전에 노천탕을 즐기고자 정원으로 나왔다. 저녁을 준비할 때 부터 따뜻한 물을 틀어 놓고 받아놨던 터라 수온과 물 높이가 아주 적당했다. 좋아하는 와인을 한 병 들고 천천히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이어갔다. 5월의 제주는 밤의 기온은 아직 차가운 터라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머리는 시원한바람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았다.
그렇게 야외 노천탕을 즐기고 샤워를 마치고 다시 거실로 나와 결혼기념일의 마침표를 찍었다. 기념하는 날이면 조각 케익이라도 사서 꼭 촛불을 켜는 우리. 올해도 서로 열심히 애정하자는 의미에서 소원을 빌고 술과 함께 대화를 하다가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 날 아침. 아쉽게도 날씨가 좋지 않았다. 아침 산책을 하려다가 부슬비에 포기하고 준비해 주신 드립백으로 커피를 마시고 시간을 보내다 체크아웃을 하기로 했다. 도심의 시끄럽고 정신없는 분위기가 아니라 안온하게 맞이했던 아침. 시골에 살고 싶은 우리의 계획을 다시 한번 확실케 하는 계기가 되었을 정도로 이곳에서 맞이한 아침은 안온했다.
그렇게 좋아하는 아침을 마음껏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즐거운 만큼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때문에 체크아웃해야 할 시간이 빨리 다가왔고 그렇게 몽중정원을 나왔다. 우리의 기념일을 위한 선물로 예약하게 된 몽중정원, 이곳에서의 하루 덕분에 우리의 계획도 확실해졌고 다짐과 정돈을 통해 일상을 헤쳐 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도심과 일상에서의 소음으로 지친 육체를 회복하기에 안성맞춤이었던 이 공간.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힐링에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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