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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활기가 담긴[일본 호텔 | OMO5 교토 산조]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따스한 환대로

맞이해주는 공간


글ㆍ사진 전욱희


5월 말, 혼자 교토로 떠났다. 오랜만에 갖는 혼자만의 시간에 설레기도 하면서, 교토행 열차를 타자마자 느껴지는 적막함에 자꾸만 생각이 많아졌다. 열차가 흔들리는 소리 사이로 빗소리를 들으며 한 시간쯤 달려 교토역에 도착했다.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비가 계속 오는 탓에 짐을 맡기러 예약한 OMO5 교토 산조로 향했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니 비에 젖은 손님들을 위한 수건이 비치되어 있었다. OMO의 따뜻한 배려에 무거운 짐을 들고 이곳까지 왔던 피로가 사라지는 듯 했다.



짐을 맡긴 후, 공항에서 교토역까지 계속 이동만 했더니 숨을 좀 돌리고 싶은 마음에 카페를 찾아 나섰다. 수많은 가게가 줄지어 있는 가와라마치를 걷다 우연히 세월이 느껴지는 작은 카페 ‘로쿠요샤’를 발견했다. 아늑한 분위기의 지하로 내려가니 바 테이블로 안내해 주셨고, 앉자마자 따뜻한 물수건과 차가운 얼음물을 내어주셨다.


소프트 블렌드 커피를 주문하자 직원은 바로 앞에서 직접 원두를 갈고, 주전자에 물을 끓여 커피를 내린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의 맛과 향에 비에 젖어 꿉꿉해졌던 몸과 기분 모두 차분해진다. 건너편의 바 테이블에서는 혼자 온 손님들이 모여 커피를 내려주는 마스터와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비일상적인 언어가 만들어내는 기분 좋은 백색 소음 속에서 책을 한참 동안 읽었다.



어느덧 비가 잦아들고 시간이 훌쩍 지나 다시 OMO로 향했다. 친절한 직원분이 체크인을 빠르게 진행해 주셨고, 룸에서 사용할 간단한 용품은 어메니티 바에서 가져갈 수 있었다. OMO5 교토 산조는 1인 예약 시, 요금의 일부를 환불해 준다. 침대가 하나인 ‘퀸룸’을 예약했는데, 포함된 조식과 서비스를 생각하면 무척이나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또한 번화가인 산조 도리에 있어 도보 여행과 버스로 이동 시에도 편리하다. 더구나 OMO에서는 교토의 명소와 가게를 소개하는 액티비티가 매일 열리고 있어, 교토를 처음 여행 오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인 선택일 듯 하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라운지의 중심에 있던 커다란 교토 지도가 궁금해 한참을 둘러보고 있으니, 직원 한 분이 말을 거셨다. 일본어를 잘 모르는 탓에 곤란한 표정을 짓자, 직원분께서는 능숙히 한국어로 교토의 매력적인 가게들을 소개해 주셨다. 알고 보니 재일 교포시라고. 먼저 다가와 교토의 매력을 소개해 주는 따스한 환대에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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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했던 탓인지 푹 자고 일어난 아침. 라운지에서 조식을 먹었다. 예약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어 체크인 시 받은 티켓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고르는 재미가 있었고, 맛도 훌륭했다. 평소에는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하는 편인데 여행지에서 이렇게 든든히 먹으니, 하루를 기운차게 시작할 수 있었다. 라운지에서는 액티비티를 위해 모인 여행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아침 일찍 OMO를 나서 버스를 타고 은각사로 향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비가 잔뜩 내리고 난 후여서인지 공기는 더 맑게 느껴졌다. 은각사의 차분하고 소박한 정원은 자꾸만 감탄이 새어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정원은 마치 어제 만들어진 것처럼 관리가 되어 있었다.


정원을 가꾸는 아침의 빗자루질 소리를 들으며 은각사의 내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교토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다다랐다. 그 언덕에서 한참을 구경한 후, 내려와 이어진 철학의 길을 따라 걸었다. 교토의 길을 걷다 보면, 교토만의 활기가 느껴진다. 오랜 기간 지켜온 문화가 자아내는 특유의 생기가 거리에 만연하다.



시내로 돌아와 평소에 가고 싶어 지도 속에 저장해 둔 편집숍들을 한참 둘러본 후, 해 질 무렵이 되어 가모 강을 찾았다. 물이 많기도 하고 빠르게 흘러, 물 흐르는 소리가 귀를 메운다. 나른한 햇살 아래 여행객과 주민들이 강변을 따라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일상과는 다른 건물과 언어 속에서도 이런 도심 속 자연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디선가 안도와 해방감이 찾아왔다.



하루의 여정을 끝내고 OMO로 돌아오면, 룸의 한켠에 있는 작은 원형 테이블에서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조금 더 큰 창 쪽의 책상에서는 스탠드 조명을 켜고 느끼고 보았던 것을 일기로 담았다.


오랜 염원이었던 교토 여행.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일본의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공간도 좋았지만, 한적한 골목을 걸었던 시간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일상을 헤쳐 나가다 가고 싶은 곳이 생겨 비행기를 예매하고, 비행기에 올라타 하늘과 바다를 건너 다른 세계에 닿는 일. 그 세계에서 보내는 며칠의 기억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이 생긴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던 첫 교토 여행과 이를 따스한 환대로 맞이해준 OMO를 떠올리며 교토 여행기를 마무리해 본다.



여행기에 덧붙이자면, OMO5 교토 산조 인근의 좋았던 몇 곳을 추천한다.



- ANGERS Kawaramachi

문구, 잡화, 그릇 등 다양한 분류의 상품을 파는 편집숍. 선물을 사기에도 좋았던 공간.


BAL

트렌디하고 감도 높은 브랜드들이 모여있는 쇼핑몰. 특히 3, 4층의 생활용품 편집숍을 둘러보는 걸 추천한다.


- Rokuyosha (흡연석은 1층, 비흡연석은 지하 1층 좌석 이용)            

7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교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카페.


Oumiya Seiuemon

피곤함에 지친 몸을 이끌고 우연히 먹었던 따끈한 수프 카레와 생맥주의 조합이 아직도 생각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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