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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 가장 삼박한 집

삼일을 온전히 누려도 좋을 집

  TRAVEL ㅣDECEMBER 2019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햇살 한 조각의 여유


글ㆍ사진   홍수진



외가가 속초인 나는 어린 시절 방학이 되면, 부모님과 함께 속초로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때 나와 외가 식구들은 시끌벅적한 속초를 벗어나 고성이나 거진으로 여행 속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저 속초 옆 동네,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이 많았던 동네, 깡촌 고성이 어느덧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가는 색다른 감성 여행지로 속초의 명성에 조용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 천진해변은 속초시에서 북으로 4km 떨어진 조용한 바닷가이다. 맑은 물과 깨끗한 백사장이 매력적인 이 바다를 바라보고 조용한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작은 골목을 지나 평범한 마을에 평범치 않은 건물, 겉모습이 이름 그대로 삼박한 집이다.


삼박한집은 총 3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오붓한 커플이 사용하기에 좋은 혹은, 홀로 떠나온 여행자에게 좋은 작은방 95호와 조금 더 큰 100호 그리고 4인 가족 혹은 친구들 여럿이서 머물기에 좋은 105호가 있다.


입구에는 마치 호텔의 라운지 같은 오픈 된 공간이 있고. 이곳에 앉아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을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삼박한집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다.


삼박한집의 105호는 조금 독특한 구조의 3층, 아니 2층 집이다. 현관문을 열면 제일 먼저 계단이 보이고 계단을 통해 올라서서 문을 열면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예쁜 거실과 침실 그리고 욕실을 한꺼번에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거실 한쪽에 크게 자리 잡은 히노끼탕. 마치 해외여행이라도 온 듯한 이국적인 풍경은 삼박한집을 더욱 삼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준다.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테라스 문을 활짝 연 다음, 차가워진 오후 공기를 마시며 발을 담그고 있다 보면, 일상에 퀘퀘히 묵힌 피로가 조금이나마 풀어지는 느낌마저 든다.


빛이 예쁘게 들어오는 자리에 히노끼탕을 둔 건, 이 아름다운 고성의 저녁을 오랫동안 간직하길 바라는 주인장의 배려일까? 널따란 테라스와 그 너머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포근해 보이는 저녁,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특별한 일도 없는 듯싶다.


근처 또 다른 핫플레이스 분식점에서 사 온 음식들을 안주 삼아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새로운 여행에 대해 상상도 해보고,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건, 삼박한집에서 느껴지는 평온함과 부드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행이라는 건, 누구와 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누구와 어디에 있느냐도 참으로 중요하니 말이다.


히노끼탕을 뒤로하고 침실로 가기 전 널찍한 파우더룸과 샤워룸, 화장실이 있다. 화이트톤의 파우더 룸 위에는 넉넉한 크기의 세면대 양옆으로 여행자들을 위한 어메니티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칫솔과 비누, 핸드크림 등 없는 것이 없으며 어메니티 대부분은 이솝 제품이다. 이 또한 참으로 삼박하지 아니한가?


오픈된 욕실 바로 옆에는 성인 4명이 자기에도 충분한 아늑한 침실이 있다. 침실 안에는 침대 두 개가 가득 차 있고, 한눈에 보아도 폭신해 보이는 침대와 베개가 깔끔하게 놓여있다.


벽 모양대로 독특하게 자리 잡은 창문으로는 조용한 마을의 한쪽 구석과 그 너머로 아름다운 고성 바다가 보인다. 바다 한가운데 있는 작은 무인도는 고성 바다에서도, 속초 바다에서도 보이는 그러니까, 속초와 고성의 아름다운 바다 뷰를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침실과 거실의 경계 역할을 해주는 미닫이문은 밤이 되면 온전한 잠자리를 위한 암막 커튼이 되어주기도 하고, 혼자 있고 싶을 때 벽이 되어주기도 한다.


오후가 되면, 가장 예쁜 빛의 사랑을 받는 공간.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나무 소파도 빛을 받는 순간 이 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변한다. 가만히 소파를 침대 삼아 누워있다 보면, 천장에 보이는 조명이 밤하늘의 둥근 달처럼 보이고, 햇살 샤워에 어느새 스르르 눈이 감기며 깊은 단잠에 빠져든다. 삼박한집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기도 하다.


서양식의 소파 앞에는 한국스러운 작은 반상이 놓여있다. 조금은 엉뚱한 조합인데도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는 묘한 어우러짐이 재미있다.


소파 옆에 있는 작은 테이블. 공간과 잘 어울리는 색의 커피포트와 스피커, 그리고 이 집의 분위기를 담당해주는 아이팟과 잡지가 나란히 놓여있다.


테이블 옆에는 창문이 반듯한 싱크대와 여행자들이 마실 만한 커피와 라벤더 차, 쿠키 등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나무가 주는 포근함과 함께 이 집은 고소한 커피 향도 잘 어울릴 것 같고, 코끝을 찌르는 향긋한 라벤더 향도 잘 어울릴 것만 같다. 그러고 보니 6월이면 이곳 고성에는 라벤더가 가득 피어나 보랏빛 물결을 일으키기도 한다.


같은 톤의 서랍장과 6인용 식탁 그리고 적당한 높이의 냉장고 위에는 다정한 호스트의 배려가 가득 놓여있다.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것 없는 배려가 집안의 분위기를 더욱더 부드럽게 해준다. 아침에 꼭 챙겨 먹으라고 놓아둔 시리얼과 우유, 한 사람당 2개씩 주어지는 물, ‘강원도 건축문화상 ’수상 기념으로 받은 속초 표 맥주까지. 이보다 더 풍요로울 수 있을까?


식탁 위에는 주인장이 직접 고른 속초와 고성의 식당, 카페 등이 간단한 그의 소견과 함께 적혀있는 삼슐랭가이드라는 책(?)이 있는데, 웬만한 소설책보다 더 재미있는 그의 필력이 마음에 들어 집에 가져가고 싶은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서랍을 열면 예쁜 식기류와 삼박한집에 머무는 동안 즐기기에 충분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 있다. 낮 동안 햇살 가득한 소파에서 낮잠을 자고,. 해가 질 무렵 히노끼탕에 따뜻한 물을 받아 족욕을 하면서 열린 베란다 문 사이로 고성의 밤을 즐기며 술 한잔하다 그래도 심심하다 싶을 때 게임 한 판 하다 보면, 이곳에서의 하루가 알차게 채워지는 것 같아 뭔가 뿌듯해지는 기분마저 든다.


공간 하나하나 허투루 두지 않은 아름다운 집. 머물수록 느껴지는 나무 향에서 이곳만의 향이 나는 것 같아 자꾸만 시간을 더욱 눌러 담고 싶어지는 욕심이 생기는 곳이다. 그렇지만 그 욕심마저 포근하게 만드는 공간의 아름다움이 조용한 이 마을과도 무척 닮은 것 같아 자꾸만 나무에서 바다향이 느껴지는 묘한 곳이기도 하다.


햇살 한 조각의 여유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시간의 흐름마저 부드럽게 느껴지는 삼박한집에서 일상의 피곤함을 조용히 풀어보는 건 어떨까? 서두를 필요 없이 천천히 지내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삼박한집에 어울리는 무언가가 나를 위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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