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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천천히 : 여유를 담다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이곳에 머물러 있는

향기를 기억하며


글ㆍ사진   한아름


잔잔한 바람결이 양 볼을 스쳐 가는 기분 좋은 계절이다. 얼마 전까지 작은 꽃망울에 마음이 설레었는데 어느덧 두터워진 나무 잎사귀 위로 윤기가 흐른다. 봄의 절정을 지나 여름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선 것이다. 이제 봄을 누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찰나의 아름다움을 더 깊이 간직하기 위해 나는 제주도로 떠났다.



푸른 하늘 아래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 어느 곳보다 평온한 마을 제주 평대리에 도착했다. 돌담 따라 골목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서니 작은 바다와 작은 숲을 간직한 숙소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오늘 내가 머물 곳 ‘여유를 담다’이다.



스테이 ‘여유를 담다’의 호스트는 자연을 닮은 향기를 깃들게 해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 머물면서 오감으로 느낄 여유로운 시간을 기대하며 내부로 들어섰다.  



화이트와 그레이 톤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꾸민 객실과 큰 창 너머 다정한 마을 뒤로 보이는 잔잔한 수평선, 그리고 스며들듯 흘러나오던 음악. 이 모든 것이 여유를 담다의 향기와 레이어링 되어 경쾌하게 다가왔다. 잠시 가만히 앉아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리는 것에만 집중하며 한숨 두숨 쉬어보니 아로마테라피로 릴렉스가 되는 기분이었다.



거실에는 한 가족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안락한 소파와 둥그런 식탁, 그리고 편하게 한 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주방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 옆 계단 밑 공간에는 자그마한 실내 정원을 만들어 퍼퓸테리어에 이어 플랜테리어까지 최종적으로 힐링테리어의 완성이었다.



계단을 따라 한층 위로 올라서니 포근하고 편안한 안방과 서재가 나왔다. 마을과 바다가 더 깊숙이 보이는 통창 앞에는 다도 공간이 마련되어 호스트가 준비해둔 웰컴 티를 마실 수 있었다.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꽃 차를 마시며 또 다른 향을 느껴보았다. 향과 이토록 가까운 시간을 보내니 어쩐지 봄의 절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향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았으니 이제 몸에도 따스한 위로를 건넬 시간이다. 한 가족이 함께 들어갈 수 있을 만한 대형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받았다. 히말라야 핑크 솔트와 라벤더, 그레이프프룻, 스윗오렌지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한 여유를 담다만의 특별 아로마 솔트로 입욕을 즐기고 천연 재료로 만든 샴푸와 컨디셔너, 보디워시로 마무리를 했다. 거실과 안방에 이어 욕실에서도 향기와 바다는 늘 함께였다.



마음과 몸에 여유를 담으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하늘은 붉게 물들고 있었다. 어둠이 더 깊게 내려앉기 전에 옥상 정원에 올라 조용한 마을과 수평선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렇게 고요한 제주 바다를 기억하는 모습은 저마다 다를지라도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는 장소이지 않을까.



아침 해도 잔잔하게 떠올랐다. 몸과 마음 모두가 어느 때보다도 편안했다. 이어 호스트가 친절하게 방으로 배달해 준 조식으로 속도 편해졌다. 건강한 재료를 섞어 만든 주먹밥 위에 만개한 꽃을 얹어 올린 특별한 꽃밥 조식이었다. 시각, 청각, 후각에 이어 미각까지 오감으로 느끼는 여유의 완성체였다. 아침 봄볕만큼 입안까지 상큼해지는 특별한 봄을 경험했다.



아마 당분간 ‘여유를 담다’에서 담아 간 여유들을 하나씩 꺼내 보며 고단한 시간을 위로받게 될 것이다. 차분했지만 어느 때보다도 특별했던 시간을 오감으로 기억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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