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배려의 온기가 느껴지는 곳 : 이제 남해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바다를 앞마당처럼

누리는 경험


글ㆍ사진  이다영


전부터 내 주변에는 남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멀기는 해도 꼭 시간이 되면 가보라며 추천한 지인들의 말에 남해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지던 찰나에 발견한 숙소 이제 남해.


앞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고 뒤로는 대나무숲이 있다는 말이 왠지 모르게 좋았다. 바다와 숲의 경관을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남쪽의 끝까지, 가는 길이 짧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곳을 벗어나 조용하고 인적이 드문, 땅끝마을로 간다는 사실이 적당한 거리감과 쉼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만 같게 해서 진짜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도심의 높은 건물들이 점점 낮아지고, 산과 평지를 지나 넓은 바다가 펼쳐지는 창밖의 풍경들이 서서히 일상에서 벗어나는 기분을 누리게 해주었다.



남해에 도착하자마자 두꺼운 패딩을 벗었다. 남쪽으로 오니 더 따뜻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포근한 날씨와 햇살이었다. 남해의 햇볕은 한결 더 따뜻한 빛으로 모든 풍경을 물들였고 나와 친구들은 그 풍경을 한 시라도 놓칠 수 없다는 듯 눈과 사진기에 담았다.


포근한 날씨와 같이 남해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친절했고, 그러한 따스한 배려심은 이제 남해의 곳곳과 스태프들에게서도 느껴졌다.



체크인 시간인 오후 4시에 이제 남해를 찾았을 때쯤 서서히 저물어가는 햇살이 이제 남해의 중심에 있는 작은 대나무 중정을 밝게 비추어주었다. 붉은 벽돌과 푸른 하늘, 따스한 햇살과 사시사철 초록빛의 대나무들이 우리가 떠나온 추운 겨울을 잊게 해주는 듯했다.



두 개의 대칭을 이루는 큰 동으로 나뉘어있고, 단 차가 있는 건물이 겹겹의 벽을 이루어 한 공간 안에서도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중앙에 대나무 숲에 앉아 쉬기도 하고, 중간중간의 비밀 통로들을 지나며 이제 남해 숙소를 구경하는 동안, 이곳에 대한 기대감은 부풀어 올랐다.



체크인 시간이 되고 식당 옆 리셉션에서 작은 문진표를 작성한 후 우리의 마음 상태에 맞는 아로마 오일을 받아왔다. 방마다 비치된 아로마 램프에 떨어트려 사용할 수 있도록 작은 파우치에 키와 티백과 함께 넣어주셨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쉼을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게 했다.



이내 배정된 숙소로 안내받았는데, 정면의 벽돌 벽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출입구를 통해서 내부로 들어가는 형태였다. 전면부의 벽돌벽은 복도가 있는 면으로 처리해 창문도 필요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더욱 프라이빗 한 공간을 즐길 수 있게 설계가 되어 있었다. 반면에 숙소에 들어가니 후면부에 창문을 크게 만들어 침실에서나 욕실에서나 바다의 풍경을 즐길 수 있게 해서 개인적이면서도 넓은 공간감과 바다를 앞마당처럼 누리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깨끗한 침구 위에 가지런히 놓인 잠옷과 건물의 외관처럼 숨겨져 있지만 넉넉한 수납공간,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히노키탕과 목욕을 즐기다가 습기가 너무 차거나 지나치게 더워질 때 틀 수 있도록 욕실 안에도 비치된 에어컨 같은 부분들에서 이곳에서의 경험을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 쓰고 배려했는지 온전히 느껴졌다.



이제 남해 예약하기




이제 남해에서는 숙박과 함께 석식과 조식이 제공되고,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별채탕까지 예약할 수 있게 해준다.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은 현실에서의 고민은 내려놓고 온전히 몸과 마음의 쉼을 누릴 수 있도록 디자인된 코스 같았다.


체크인 후 옷을 갈아입고 잠깐 쉼을 누리다가 석식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내려가서 저녁을 먹었다.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들로 차려진 저녁 식사를 마무리하고 위로 올라와 히노키탕에 물을 채우고 점점 어두워지는 야경을 바라보며 반신욕을 했다.



반신욕을 하고 노곤해진 몸으로 침대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일찍 눈이 떠졌는데 침대에서 바로 보이는 바다의 풍경에 홀린 듯 누워 한참을 바닷물이 차오르는 것을 바라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전날 체크인할 때쯤에는 가득 차 있던 바닷물이 저녁에 반신욕을 할 때쯤에는 조금 빠져있던 것이 기억났다. 바다의 풍경마저도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때에 따라 차오르고 빠지는 모습이 이곳의 풍경에 볼거리를 더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의 화창함과는 달리 둘째 날 오전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숙소 안의 큰 창문을 통해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또 첫날과는 다른 분위기를 주어 좋았다. 조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하는 길에도, 조식 이후 별채탕으로 향하는 길에도 길게 처마처럼 형성되어 있는 통로 덕분에 비를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의 별채탕은 더욱 운치 있었다. 별채탕의 뒤로 작게 난 작은 마당에 있는 대나무 처마와 나뭇가지를 타고 흐르는 빗물과 문을 열고 살짝 쌀쌀하게 즐기는 온탕이 숙소 안의 히노키탕과는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한 공간 안에서도 차를 마시고, 마당을 즐기고, 온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성에 힘을 쓴 이제 남해의 배려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여행하는 내내 많은 배려와 온기를 느꼈던 공간 이제 남해, 겨울의 1박 2일간의 짧은 기간에도 정말 다양한 경험과 얼굴을 보여주었던 남해의 여름과 봄, 가을도 문득 궁금해졌다. 남해를 다 돌아보지도 못하고 1박 2일 동안 내내 숙소 안에서만 머물렀는데 정말 부지런히 그 안에서 즐길 것들이 너무 많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푹 쉬다가 나온 기분이 들었다. 또 이 배려와 온기가 그리워질 때쯤 다시 찾고 싶어지는 공간이었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이제 남해 예약하기




에디토리얼 / 제휴문의

media@stayfolio.com



매거진의 이전글 선물 같은 여행의 기억 : 온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