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장자

천지로 돌아가는 일

by 지향

우리 부부는 가끔 죽음을 이야기한다.

이상하게도 그 시간을 떠올리면

쓸쓸함 보다도 어둠 보다도,

어딘가 눈부신 곳이 먼저 그려진다.

몸이라는 옷을 벗어놓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길이라 여겨서일까,

그 귀환의 이미지는 황홀에 가깝다.

남편도 이 감각을 어렴풋이 함께 느끼고 있는 듯하다.

죽음을 향한 시선이 이렇게 뒤집히는 순간,

나는 종종 경이로움을 느낀다.

문득, 무아지경이라는 말이 스친다.

작은 자아를 벗은 자리에 피어나는 자유와 환희의 감각을 말한다.

살아 있는 동안에도 그 경지에 닿을 때가 있는데,

하물며 몸을 완전히 벗는 순간이란

어찌 황홀을 넘어서는 무한 자체로의 귀환이 아니겠는가.

아마도 완전한 고요, 완전한 침묵의 품일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보았던 임사 체험 영상들,

알고리즘의 인도에 따라 지구 곳곳의 이야기를 만났다.

그 증언들은 놀랍도록 비슷한 빛을 품고 있었다.

그곳은 말 그대로 '빛'으로 가득했고,

설명할 수 없는 평온과 안식이 서려 있었다.

모든 존재는 빛과 진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는 그 거대한 공명장 안에서 진동하고 있다는,

양자물리의 설명과도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풍경이었다.

그리고 떠오른 장자의 일화 하나,

장자의 아내가 죽었을 때 혜자가 조문을 갔다가 보았다는 기막힌 모습이다.

슬픔 대신 노래를 부르고

북을 치며 춤을 추던 장자에게 그 연유를 묻자,

그는 담담히 말했다.

"아내는 지금 천지로 돌아가 깊은 안식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어찌 곡을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 순간,

장자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시공을 건너,

서로를 친구로 마주하고 있었다


이 순간의 만남이 또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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