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내 마음의 문 앞에 든든한 파수꾼 하나가 서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소중한 기밀을 품은 장소의 입구처럼.
아무나 들이지 않는 단단한 경계선이 생겼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작동하는 나만의 경비 시스템이다.
저절로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이 안으로 들어올 때마다 그 파수꾼은 묻는다.
이것이 나를 충만하게 하는가, 아니면 비워가게 하는가를.
그 물음을 오래 꾸준히 이어왔다.
그러는 사이 하루에도 수없이 출렁이던 감정의 파도가 서서히 결을 찾았고, 기쁨과 감사가 일상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사십 대 초반 사고를 전환하는 훈련과, 그 뒤를 이은 알아차림의 연습 덕분이다.
처음엔 종잡을 수 없이 널뛰는 내 마음을 추스르려, 내 중심의 생각을 역지사지하고 긍정적 시선으로 덮어보려 애를 썼다.
그러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훈련과 노력은 또 다른 갈등을 데려왔다.
달라진 만큼, 상대를 판단하게 되었고 은근히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내 힘으로 하는 일은 반드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그때 배우고 있었다.
지금은,
파수꾼이 점검하는 항목이 완전히 달라졌다.
평안이 흐트러지거나 충만함이 옅어질 때면 먼저 자연의 질서를 살핀다.
저절로 들고나는 숨을 마치 내 것 인양, 내가 살아내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감사는 자연스레 돌아오고, 내 힘으로 한 것이 아님을 알기에 결과와 보상에서 자유로워진다.
절로 들고 나는 숨이 우주의 기운임을 안다.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모든 감각들,
발걸음 하나 옮기는 일,
물컵 하나를 들어 올리는 일까지.
일상을 살아내는 모든 힘이 거저 받은 선물임을 조용히 고백하게 된다.
거저 받은 것만이 거저 기쁘게, 흘려보낼 수 있다는 비밀을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