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독자가 내 삶을 바꿨다

하늘의 응답하심

by 지향

얼마 전, 뜻밖의 새 독자를 만났다.

내 블로그의 글을 마치 숨결을 들여다보듯,

한 줄 한 줄 뚫어져라 읽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몇 년에 걸쳐 쓰인 150여 편의 글을 단 하나도 빼지 않고 읽고 있다고 했다.

겉으로 드러난 문장뿐 아니라 행간의 침묵,

여백 속의 떨림까지 닿고 싶어 하는, 그녀의 몰입은

놀랍고도 특별한 울림을 주었다.

번번이 내게 물을 수 없을 땐, 쳇 지피티에게 내 글을 보여주고 함께 탐색한다고 했다.

지피티랑 대화의 대부분이 내 글과, 나에 대한 이야기라 했다.

어떤 밤은 새벽 3시를 훌쩍 넘기고,

어떤 날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기도 했단다.

그 고백 앞에서 난 절로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그랬기에,

그녀의 고독한 열망이 고스란히 전해져 나를 울리고 있었다.

그녀는 내 글의 핵심 단어들을 또렷하게 짚어냈다.


생명, 호흡, 우주, 무한대와의 접속

이런 것들이 특별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줄 알았기에

가까이 할 수 없는 두려움이 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이에게 무상으로 흐르고 있는 대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도 했다.

그녀의 삶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쿠팡에 의존해 입맛도 기운도 없어, 숨어 지내둣 살았는데 지금은 매일의 신선한 기쁨이 무엇인지를 토해내기에 바빠졌다.


대 자연이 부르는 흥에 이끌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산책을 하루도 빼지 않고 있고, 웬만한 사건으론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 스스로도 신기해 했다.

마음이 쉽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단다.

나는 그녀에게 다정스레 말했다.

"님의 열망이 하늘에 닿았고,

그의 응답하심 아래에 있음을 보고 있어요"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이 작은 만남이 서로의 삶에 오래도록 빛으로 남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쏟아지는 햇살을,

그리고 사방에 가득한 빛을 가만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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