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키지 시장의 아침

by Quirky


츠키지 시장의 아침

수채과슈

2025.7.


도쿄에 갔을 때 강아지와 함께 하는 아침 산책 체험을 신청했다.

아침형이어서 일정을 일찍 시작하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예전부터 강아지와 아침 산책하는 로망이 있었다. 강아지는 시바견이었는데 작고 예쁘게 생겼다. 너무 귀여워서 쓰다듬으려 했지만 귀찮은지 자꾸만 내 손을 피했다. 매일 다양한 관광객을 만나서인지 아무리 귀여워해도 시큰둥했다. 그런 내가 안쓰러운지 주인이 내게 간식을 건네줬다. 그 간식이 내 손으로 옮겨지자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하지만 간식을 다 먹고 나자 내게서 관심을 거두었다.


우리는 근처에서 만나 츠키지 시장으로 향했다. 오전 8시쯤이었는데 이미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열었고, 몰려든 사람들로 시장 안은 활기가 넘쳤다. 시장 입구에 유명하다는 계란말이집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블로그에서만 보던 계란말이에 눈이 고정되어 계속 뒤를 돌아보며 걷는데도, 이 도도한 시바견은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익숙한 산책길을 안내했다.


그렇게 함께 시장을 구경하던 중, 강아지가 갑자기 어느 정육점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서성이기 시작했다. 입구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꼿꼿했던 꼬리가 갑자기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거렸다. 그리고 정육점 주인 할아버지가 나왔다. 익숙한 듯 할아버지 앞에 털썩 앉았다. 할아버지는 고기 한점을 건넸다. 순식간에 먹어 치운 녀석은 다시 간절한 눈빛을 보냈고 할아버지는 다정한 미소와 함께 못 이기는 척 한점을 더 건넸다. "또 보자"는 할아버지의 인사를 뒤로 하고 몸을 돌리는 강아지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남아 있긴 했지만, 우리는 다시 산책을 이어갔다.


로망 가득했던 아침 산책은 그렇게 예상치 못한 다정함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되었다.

그들에겐 평범한 일상의 반복이었겠지만 이방인인 나에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