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를 북북 긁어대는 것이 당신만의 언어였다면 더 믿기 쉬웠을까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미소만큼이나 아름다웠던 하늘엔
그 어떤 믿음도 자리하지 못했던 때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해서 사랑이 더 깊어지는 것도 아니었으면서
곤란은 그 후의 일인데
꺼내고 싶은 말을 왜 그렇게 아껴뒀는지
애통함과 곤란함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절감해야 했을까
들키지 말아야 할 일들과 들키고 싶지 않은 일들을 구분하는 것이 익숙해지는 여름날
당신이 그리워 어찌할 방법 없이 그저 소리 없이 눈물만 삼키던 그 여름날
시들어버리는 것은 믿음이 아닌 우리 마음이라고
눈은 입보다 더 많은 말을 하기에
그저 스쳐 바라보는 것만으로 괴로움을 잊어버리는 찰나의 순간들
모든 것을 밀어내고 서로의 마음에 그득하게 차오르는 날들
감당되지 않는 감정들이 오롯이 서로에게 가닿는 일
이내 모든 갈등은 가라앉고 조화를 이루게 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