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겐 그 어떤 장애가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레인 맨>은 그해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수상했던 영화이다.
금전적인 어려움이 닥친 찰리(톰 크루즈)는 어느 날 어린 시절 자신이 떠나왔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장례식에 참석하고,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긴 것이라곤 뷰윅 자동차 한 대와 장미꽃 한 송이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생각하는 찰리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듯해 보인다. 그러나 아버지가 300만 불의 재산을 형에게 상속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숨겨진 형의 존재를 알게 된다.
발달장애시설에서 보호받는 형 레이먼(더스틴 호프만)은 서번트 증후군(사회성이 떨어지고 의사소통 능력이 낮으며 반복적인 행동 등을 보이는 여러 뇌 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기억, 암산, 퍼즐이나 음악적인 부분 등 특정한 부분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지는 증후군이다.) 을 앓고 있는 자폐아다. 레이먼이 받은 재산의 일부를 탐내는 찰리는 그의 보호자가 되어 시설에서 레이먼을 데리고 떠난다. 그렇게 둘은 여행을 다니게 되는데, 레이먼은 사실 찰리보다 더 일찍, 또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가족과 떨어지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정해진 틀 안에서 생활해야 하는 레이먼이 그 틀을 벗어나면서 보여지는 발작과 이상 증세들을 보며 찰리는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찰리의 모습은 물질적인 탐욕을 갖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빗대어 보여주는 것 같다. 그에 반대되는 인물은 사회적 약자인 레이먼이기에 찰리의 모습에서 자기주의적이고 악랄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찰리는 레이먼의 암기력을 이용해 도박으로 큰 돈을 따기도 하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말로 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왜 자신에게 형의 존재를 숨겼는지 모르겠다는 찰리의 기억 속에 레이먼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다만 레이먼의 존재가 아닌, 자신이 만들어 낸 상상 속의 수호천사 ‘레인맨’의 존재로 변모되어 있었을 뿐. 왜 자신에게 형의 존재를 숨겼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찰리는 비록 며칠 간의 여행이지만 그 속에서 진한 형제애를 느끼게 된다. 결국 레이먼은 그가 가진 장애의 특성상 다시 시설로 돌려보내져야 한다. 그는 형에게 접근했던 탐욕적인 모습을 버림으로써 진정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기신 뷰익 차와 장미꽃이, 몇 십 년간 가족과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던 형 레이먼과의 감정 교류에 큰 역할을 해준 것이다. 레이먼이 월브룩에 가서 사는 것과 찰리와 함께 살고 싶냐는 두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것처럼, 그또한 동생 찰리에 대한 애정이 생겨났음을 알 수 있다. 두 명 모두에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겨난 것이 참 좋았다.
오래된 영화이기도 하고, 다소 결말이 예측 가능할 수 있는 면이 있지만,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코미디적인 요소들이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이름뿐이었던 형의 존재가 기쁨의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잘 나타내 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