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는 과연 존재할까
디즈니 스튜디오의 55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주먹왕 랄프>이후 4년 만의 오리지날 시나리오 작품이기도 한 영화 <주토피아>는 Zoo와 Utopia의 합성어이다. 이 영화는 동물들이 의인화되어 나타나는 수인화 애니메이션이다.
약육강식의 세계에 살던 동물들은 점차 진화를 하며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맞이하게 된다. 한편 시골 마을에 살던 토끼 주디 홉스가 경찰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경찰학교에 가게 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며 수석 졸업을 한다. 그런 주디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주토피아에 최초의 토끼 경찰관으로서 입성하게 된다.
몸집이 작은 주디에게 주어진 것은 주차 위반 단속 일이다. 주디는 경찰관으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도 못한 채 차별을 당하게 된 것이다. 그런 주디가 동물 연쇄 실종사건을 풀어나가게 되면서 영화는 많은 주제의식들을 풀어놓는다.
주토피아를 살아가는 동물들의 90%가 초식동물이라는 설정은, 육식동물이 핍박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사회는 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해하는 기존의 편견을 뒤집어 역차별을 이야기해 나간다. 시장의 비서인 양의 이중적인 모습, 교통정리 중 만난 사기꾼 닉의 어릴 적 초식동물들에 의한 상처, 미스터 빅의 정체, 나무늘보의 반전의 모습 등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을 뒤집어 고정관념을 깨트려버린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캐릭터들을 보며 선과 악의 애매함에 대해 느끼게 된다. 이렇듯 이 영화는 범죄 스릴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에 큰 이야기의 힘을 쏟지는 않는다.
주토피아에도 공권력을 행사하는 동물들이 있다. 이 모습들은 평등하게만 보였던 주토피아의 이면에 숨겨진 모순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또한 '공포정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강자와 약자로 나뉘어 살아가는 사회의 시스템은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과 많이 맞닿아있다. 때문에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많은 공감대를 형성해 준다.
편견의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며 차별이 난무하는 곳, 이곳에서 주디는 끝까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꿈을 실현시켜 나간다. 이런 부분에서 이 영화는 어린 관객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 영화가 어른들에게 더 큰 감동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주토피아에서의 이야기들이 비단 그곳에서의 이야기로만 여겨질 수 없기 때문이다.
상세한 묘사들로 즐거움을 주며, 영화 대부를 패러디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들로 대중성까지 겸비한 영화다. 이 영화의 신스틸러로 생각되는 나무늘보의 등장은 가히 놀랍다. 단지 웃음 유발에만 그 캐릭터를 소모하는 것이 아닌, 공무원들의 느린 일처리를 비판하는 메시지도 담기도 하는 실리적인 캐릭터 임을 알 수 있다.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영화 <주토피아>는, 어린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꽤 적나라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때문에 기존작들과는 달리 재미와 메시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속 대사처럼 인생은 애니메이션 뮤지컬이 아니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간다면 불가능할 것 같던 것들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곱씹게 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