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험한 꼴을 보고 나는 속이 메슥거렸다. 푹 꺼진 이마와 위로 향해있는 눈꼬리에 튀어나온 눈깔, 퍼질 수 있는 만큼 퍼져있는 코, 두툼하다 못해 고기 같은 입술과 매끄럽지 못한 얼굴선까지. 그의 손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억지로 달려있는 죽은 자의 손 같았다. 불쌍하다는 마음을 넘어 그가 공포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말을 하려 입을 뗄 때마다 동굴 같은 그의 목구멍에선 '나와 대화를 해줘서 고마워'라는 소리가 울리는 듯했다. 나는 그와 함께 조금 더 걸었다. 함께 발을 내딛는 그 순간들은 마치 저승에 발을 들여놓으러 가는 것만 같았다. 그가 멈춰 서서 그곳에 눈을 떼지 않고 서 있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이윽고 그는 주저앉아 그곳을 향해 울부짖었다. 내가 그곳에 들어갔을 때 풍겨오는 악취는 이 세상의 모든 쓰레기들을 한데 모아놓은 듯했다. 그의 어머니였을, 동생이었을, 그의 아내였을 사람들의 모습은 사람의 모습이 아닌, 축축한 흙을 이불 삼아 누워 그를 반기는 뼛조각들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그들을 한 데 모아 정리해두고 그곳을 나왔다. 내 앞에 선 그가 고맙다며 말을 할 때에 그의 목구멍에선 당신이 이제 나와 함께 해주면 안 되겠느냐는 목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다. 그를 뒤로하고 돌아서 걸었다. 내가 잠시 뒤를 돌아봤을 때, 거대한 숲의 그림자가 그를 핥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