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망연히 서 있었는데요 하늘은 금방이라도 다시 비가 올 듯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는데요 거짓말처럼 무지개는 사방에 떠 있었고 어린아이들은 그것을 잡겠다고 폴짝폴짝 뛰어대다가 엄마에게 손 붙들려 가 버렸습니다 모두가 떠나간 자리 나는 낙낙한 무지개들을 바라보며 손을 뻗어 보았는데요 손끝에 걸린 무지개에 온몸이 찌릿해져 왔습니다 다섯 개의 손가락으로 일곱 개의 색을 악기 삼아 연주를 해 보았는데요 언젠가 당신과 함께 듣던 멜로디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계속해보았는데요 내가 연주하는 이 멜로디를 믿어야 하는지 당신과 함께 들었던 기억 속의 멜로디를 믿어야 하는지 확신이 서질 않았는데요 좋은 걸 좋다고 말하는 것에 익숙지 못함을 깨닫고 나는 다섯 손가락을 등 뒤로 숨기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무지개들은 둔찬하여 버렸는데요 나는 쓰라린 감정만을 남긴 채 맑은 하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그만해보겠습니다 그만해보겠습니다 그만해보았는데요 이 맑은 하늘을 믿어야 하는지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내 눈을 믿어야 하는지 확신이 서질 않았는데요 거짓말처럼 당신은 제 옆에 있었습니다 다시 해보겠습니다 다시 해보았을까요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