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어둡고 고요한 방안 침대에 누워 배 위에 두 손을 포개어놓고 너와 듣던 노래를 홀로 듣는 일은 꽤 설레는 일이야 관계의 영원을 사모하던 우리 맺고 있는 모든 연들을 사랑해서 그 누구 하나 선택할 수 없었다는 말도 안 되는 네 말을 믿던 내 수치스러운 믿음은 그저 최선을 몰랐던 거라고 하자 우리에 대해 삼켜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아서 나는 그토록이나 짖어댔어 쥐어짜내는 것만큼 힘 빠지는 게 없는 거라고 감정을 쥐어짜는 일은 해서는 안되는 거라며 이 헤어짐이 우리에게 끝맺음이 아닌 물꼬를 틔워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던 네 말들은 삶의 현장에 나가는 때이면 더 지독하게 내 마음에 안착하곤 했어
그럼에도 왜 기어코 살아내야 하는 건지 그에 맞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죽고 싶다기보다는 살기 싫다는 말이 내 마음과 같습니다 어제 죽어나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었을 오늘이란 시간은 나에게 있어 지겹도록 따분한 날임을 고백합니다 그렇다고 저를 비난하진 마십시오 시간은 누구에게든 자비 없는 것입니다 가지 말아 달라고 발을 동동 굴러대도 일분일초가 바쁘게 째깍째깍 그렇게 우리 삶 속에서 멀어져 가곤 하는 것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적어 놓은 네 일기장을 보고서야 난 우리 각자의 삶에 또 다른 물꼬를 틔우길 애써 서원하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안녕을 인정해야만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