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를 그리워 하며
오늘은 아침부터 무덥기 시작했다.
해먹에서 게으름을 피우다 자전거로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내 마음의 속도만큼 몸이 따라주지 못한다.
닝이 챙겨준 아이스 목도리와 물 한 병, 그리고 돗자리를 자전거 바구니에 집어넣는 데에도 내 몸의 반쪽만 움직이는 것 같다. 약을 먹은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서 그렇다. 몸은 아직 시간에 덜 깨어 있고, 마음만 먼저 밖으로 나와 서성거린다.
더운 탓인지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고, 이런 더위에도 해변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유럽 사람들이 내 눈에 쉽게 포착된다. 방사판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데, 이렇게 시원한 바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바람은 세게 불지 않는데 이상하게 시원했다.
그 바람이 내 몸에 쾌감을 안겨준다. 마치 내 친구들의 환한 얼굴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 곁에 그들의 온기는 없다.
송**, 그리고 김**.
그 순간 두 이름이 내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쪽이 비어 있다는 사실이 또렷해진다.
내가 누리는 어떤 즐거움도 그 둘이 없으니 절반이 사라진 느낌이다. 그들이 없으니 좋은 것을 먹어도, 아무리 멋진 풍경이 내 앞에 펼쳐져 있어도 모든 게 허사요, 허망이다. 기쁨이 끝까지 나에게 오지 못하고, 늘 중간에서 멈춘다.
유달리 나를 사람답게 대해주었던 두 친구. 언제나 그렇듯 내 존재감을 일깨워주었고, 내가 나로 살아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던 사람들. 언제든 내게 활력이 되었던 그들은, 그리움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다 담기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해안도로를 한참 달리다 해변에 돗자리를 펼쳤다.
여전히 바닷바람은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두 친구의 얼굴빛을 닮아 있다. 환하고, 따뜻하고, 이유 없이 마음을 놓이게 하는 빛.
모래사장을 걷기 위해 맨발로 몇 걸음을 내딛는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발바닥을 찌르는 열기는 화상을 입을 것처럼 뜨거웠고, 그 뜨거움은 이곳의 땡볕 때문만은 아니었다. 함께 웃으며 “앗, 뜨거워!” 하고 소리를 질러줄 사람이 곁에 없다는 사실이, 모래보다 먼저 나를 데웠다.
그때 비로소 알았다.사람은 풍경을 혼자 누릴 수는 있어도, 기쁨까지 혼자 완성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아무리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도, 아무리 바다가 눈부셔도, 그걸 나누어 볼 두 사람이 없으면 기쁨은 끝내 절반에서 식어버린다는 것을.
이 순간을 함께 놀라주고, 함께 웃어주고, 함께 불평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선명하게 몸으로 와 닿을 줄은 몰랐다. 외로움은 생각보다 조용해서, 이렇게 햇살 좋은 날에도 슬며시 사람을 무너뜨린다.
나는 다시 돗자리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는 여전히 반짝이고, 바람은 여전히 시원한데, 이 풍경을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두 사람이 없으니 오늘의 기쁨은 끝내 완성되지 못한 문장처럼 남는다.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문장처럼, 마음이 자꾸 색다른 말을 기다린다.
혼자 누리는 아름다움은 분명 존재하지만, 함께하지 못한 즐거움은 언제나 반쪽이다.
그래서 오늘의 바다는 이렇게 넓은데, 내 마음은 그 넓이를 다 담지 못하고 견디지 못한다. 결국 나는 이 풍경 앞에 혼자 서 있는 사람이 된다.
그저 두 사람의 이름만을 기억하며 점점 더 좁아지고, 더 답답해진다.
그리고 문득, 이렇게 아름다운 날에도 가장 그리운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 하나로 내가 이렇게까지 작아질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