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通道) — 함께 걸어야 열리는 길
우리는 살아가며 끝없이 길을 찾는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가야 할지,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를 묻는다.
하지만 진짜 길은 혼자서는 열리지 않는다.
통도(通道)는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때에야 비로소 열리는 길,
즉, ‘관계의 길’을 의미한다.
어느 날, 초록이 체험마을의 위원장인 정희, 돌담시인학교 교장인 이철, 그리고 영광여성의전화의 현희는 농촌체험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을 위해 초록이학교에서 ‘마음이 흐르는 삶’을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각자의 삶과 경험을 나누던 중, 한 참가자가 이렇게 물었다.
“세 분은 서로 다른 일을 하시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한 방향으로 함께 길을 만들어갈 수 있었나요?”
정희는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저희는 가고 싶은 방향이 다 다릅니다. 그런데도 같이 걷다 보면, 이상하게도 중간 지점을 만들어내더라고요.”
이철 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누가 앞서거나 뒤처질 필요가 없었어요.
서로 멈춰 기다리고, 돌아가는 길도 기꺼이 허용하면서 함께 걸었으니까요.”
현희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진짜 길은요, 같이 가야 생기더라고요.”
통도는 목적지가 아니다. 방향이다.
누군가와 함께 걷기로 한 선택.
그 선택이 결국, 길이 된다.
길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와 나란히 걸어가기 시작할 때, 그 발걸음 위에 길이 생겨난다.
함께 걷는다는 건,
때로는 멈춰 서는 일이고,
돌아서기도 하고,
서로를 기다리는 일이다.
그렇게 함께 만든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하나의 길이 된다.
통도는 ‘함께 만든 시간의 흔적’이다.
꼭 같은 방향이 아니어도 괜찮다.
내가 걷는 이 길의 끝에 누군가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이 길은 충분히 의미 있다.
우리는 지금,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조금씩 마음의 지도를 완성해가는 중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