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의 마지막 쪽을 덮기 전에, 독자는 자신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하나 가져야 한다. “나는 어떻게 통하며 살고 있는가?”
정곤은 지금도 매일같이, 책상 앞에 앉는다. 하지만 이제 그의 글은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다. 그는 귀농귀촌 포털 '그린대로'에 매주 연작 에세이를 기고하며, 주민들과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글이 나가면, 가끔 한두 분은 ‘글 잘 봤어요’ 하고 말을 걸어줘요. 예전에는 없던 일이죠.” 그는 이제 문장으로 세상과 통한다.
현희는 상담소에 오는 이들에게 매주 손편지를 쓴다. 격려나 조언이 아닌, ‘함께 있음’을 전하는 짧은 메모들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어떤 사람보다 강합니다.” 현희의 통은, 손끝에서 전해지는 진심이다.
재심은 바쁜 병원 일을 마친 후에도 일주일에 한 번 마을 청소년들을 위한 건강 교실을 연다. 단순한 건강 정보 전달을 넘어, 아이들과 나누는 웃음과 안부 속에서 그녀는 간호사로서, 동네 이웃으로서 연대감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내 존재가 의미가 된다면, 그게 바로 통 아닐까요?”
‘통’은 대단한 이론이나 거창한 결단이 아니다. 아주 작은 실천, 사소한 선택 속에 숨어 있다. 매일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거는 일, 무심히 지나쳤던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는 데만 집중하는 대화 한 순간이 바로 통의 시작이다.
각자의 삶 속에 저마다의 ‘통 선언문’을 품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통하다’의 실천이자 지속 가능한 삶의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