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통(通)의 실천 — 일상에 스며들다(6)

통의 공동체 — 함께 살아가는 연습

by Surelee 이정곤

통의 공동체 — 함께 살아가는 연습

공동체는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이다.
마음이 닿는 거리, 진심이 오가는 속도, 그리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방식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함께’의 무게를 체감한다.


정곤은 오랫동안 혼자 글을 쓰며 습작하는 삶을 살아왔다. 말보다는 문장과 친했고, 사람들과 부대끼기보다는 글을 붙잡는 시간이 더 익숙했다. 하지만 어느 날, 읍내 도서관에서 ‘공감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게 되면서 그는 달라졌다. 참가자들의 삶을 담은 소박한 문장들, 어눌하지만 진실된 목소리 앞에서 정곤은 알게 되었다. 함께 쓴다는 것, 함께 읽는다는 것, 함께 말한다는 것의 무게와 따뜻함을 배운다.


현희에게 공동체는 더욱 생생한 현실이다. 여성상담소에서 만나는 피해자들은 상처뿐 아니라 회복의 가능성 또한 품고 있다. 그 가능성은 바로 ‘우리’라는 감각에서 온다. 말할 수 없는 과거를 지닌 사람들이 서로를 지켜보며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나도 그래요.” “저도 그랬어요.” 그렇게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줄 때, 공동체는 시작된다. 강하지 않아도 좋다. 온전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함께 있는 것이다.


재심은 병원에서 수많은 환자와 보호자를 만난다. 그러나 그녀가 진짜 ‘공동체’를 느낀 건 지역 마을 모임에서였다. 정기적인 마을 밥상 행사, 작은 텃밭 나눔, 아이들 돌봄까지. 별거 없어 보이는 일상의 교류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결을 조금씩 느끼고 존중했다. “거기서 느꼈어요. 우리는 나누어야 비로소 살아 있다는 걸요.”


‘통의 공동체’는 결코 크거나 완벽할 필요가 없다. 다만 서로를 향해 열린 마음, 귀 기울이는 태도, 함께 걷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연습이 반복되면 그것은 어느덧 삶의 습관이 된다. 따로였던 사람들이 함께가 되고, 섬처럼 고립된 삶이 이어진다.

우리의 ‘통’은 결국, 우리라는 말로 귀결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