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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zLog May 25. 2020

Un-bundling에서 Re-bundling으로

항공운임의 브랜드화, Branded Fare

출퇴근 길에 김포공항 역을 지나다보면, 동방신기가 모델로 활동 중인 모 LCC의 광고 멘트가 흘러나온다.

 여행 타입에 따라 설계하는 새로운 운임, XX항공 앱에서 지금 확인하세요!”


실제로 항공사 사이트를 접속하면, 이 운임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해당 운임의 등급에 따라 수하물, 기내식 등 제공받는 서비스의 구성이 달라진다.

이렇게 운임의 성격을 나누어 하나의 ‘브랜드’ 처럼 구성하는 운임을 Branded Fare라고 부른다.


운임의 속성에 따라 브랜드화하여 구분한 모 LCC의 운임 안내


사실 원래도 항공 운임은 좌석 수요에 따라 예약 등급을 나누고, 그에 따라 규정 및 서비스를 차별화해서 판매해왔다. 물론 항공 서비스 이용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예약 등급이나 운임 규정 같은 것들이 익숙하지만, 이는 사실 대부분의 고객들에겐 생소한 개념이다.


서비스센터에서 현장 근무할 당시에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고객과 오가는 대화가 있었다.

“변경하시면서 결제하실 금액은 운임 차액 XX만원, 세금과 수수료 포함해서 총 XX만원입니다.”

“아니, 수수료면 수수료지, 운임 차액이라는건 또 뭐에요?”

“아, 네~ 고객님이 변경하실 날짜엔 동일 등급의 좌석이 없어서...”

“엥? 전 일반석인데요? 그럼 저 비즈니스로 바뀌는거에요?”

“아...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대략 정신이 아득해지는 시점)


Branded Fare는 주로 직판 채널에서 구매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필요에 따라 운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가격이라는 일원화된 기준으로 정렬되는 현재의 항공권 검색보다 추가적인 선택권을 제공하여 판매 증대 (upsell) 를 유도할 수도 있다. 실제로 Branded Fare를 적용함으로써 판매 채널에서의 구매 전환율과 판매 수익 또한 증대되었다는 결과도 나타난다.


코로나가 지금은 모든 것을 박살(...)냈긴 하나, 항공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던 추세였다. (이걸 과거형으로 써야한다는 사실이 현직자로썬 매우 서글프다...)  과거 LCC의 등장은 항공운송 시장이 커져가고 플레이어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생긴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이었다. 여기에 OTA의 최저가 검색 모델까지 등장하면서 FSC들의 시장 지배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었다. 


LCC가 도저히 FSC들은 따라갈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운송’이라는 가치에 최대한 집중하고 다른 제반 서비스들은 별도의 상품으로 Un-bundling 시킨 덕분이었다.


Branded Fare는 항공사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제반 서비스들과 운임의 성격들을 “Re-bundling” 시킨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무조건 가격을 기준으로 ‘일렬 종대 헤쳐모여’ 식이 아니라, 수요의 성격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들을 가격에 포함시켜 ‘브랜드화’ 시키는 것이다.


인포그래픽 출처 (https://w3.accelya.com/)


이미 오래 전에 Air Canada로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80여개의 항공사들이 Branded Fare 개념을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고, 위에 사례로 적었던 항공사 외에 다른 국내 항공사들도 점차 도입을 시작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운임은 곧 항공여객 시장이 그만큼 성숙해지면서 다양해진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항공사들마다 각각의 카테고리를 선점하고 고객들의 선택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더욱 치열해지겠지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은 증대될 것이라 기대된다.


[출처]

Branded Fare Family의 도입에 따른 RM의 대응 (박광식, 윤문길, 2014)

https://w3.accelya.com/blog/how-does-an-airline-value-its-branded-fares-infographic

https://www.atpco.net/blog/industry/what-is-branded-fare 

https://www.diggintravel.com/airline-branded-fares-upsell-case-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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