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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Jun 07. 2022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리드 호프먼 <블리츠 스케일링>

1. 재밌게 읽었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기 전까진. 내 일, 나의 미래에 대입하여 이 책을 읽는 순간부터는 무서워졌고 솔직히 두려웠다. "그래서 언제,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다가 "그렇다면 내가 왜 이 일을?"이라는 고민까지 확장되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


2. 책의 프롤로그에서 말하듯 이 책은 단 몇 년 안에 기업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 한다. 물론, 이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기존의 전형적인 성장 공식과는 달리, 불확실한 상황에서 속도와 기습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오현 회장의 <초격차>가 절로 생각난다.


3. , 기존의 전형적인 성장 공식은 무엇일까. 책의 2X2 매트릭스에서 나오듯(p.54) 고전적인 스타트업 성장 방식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효율을 우선시한다. 스타트업에게 자원은 한정적이니 PMF(Product Market Fit) 중심으로 확실성을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확실성을 확보한 회사가 효율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고전적인 스케일업 성장인 것이고. 확실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기꺼이 효율을 희생하는 것은 패스트 스케일링(fastscaling)이다.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 뭐냐고? 속도를 위해 기꺼이 효율성을 희생한다는 이미다. '죽느냐, 사느냐' .


4. 그런데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은 누구나 할 수 있느냐? 아니다. "언제", "어떻게"를 묻기 전에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전제로 한다. 믿도 끝도 없이 블리츠 스케일링하자고 하면 안 된다는 거지. 책의 155페이지부터 180페이지를 잘 살펴보면, 링크드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의 성장 인자와 성장 제약 인자를 확인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가 성공한 까닭은 거대한 시장이 있었고, 도시에서 도시로 넓혀나가는 여행자들이 바이럴리티를 만들었으며,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라는 입증된 패턴을 따랐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하고 싶다면 결국 이 원리를 적용시키는 감각을 익혀야 한다." (p.154)


5. 그 "언제"에 대한 타이밍은 파트3의 "전략"에서 다뤄지는데, 사실 이 부분이 제일 아리송하기는 했다. 오히려 멈춰야 할 때가 인상적이었다. 블리츠스케일링은 강력한 전략이지만, 영구적인 전략은 아니기에 초기 경보 역할을 해주는 중요한 지표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 성장 속도의 저하 (시장, 경쟁 업체와 비교했을 때)

- 유닛 이코노믹스 악화

- 직원 생산성 저하

- 경영 간접비 증가


6. "언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파트4의 "경영"이 이 책의 꽃이다. 특히 "블리츠스케일링을 위한 8가지 전략" 부분에서는 조직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때의 준비태세를 미리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게끔 설명했다. 블리츠스케일링에서 말하는 회사의 단계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 회사의 지각변동 속에서, 기하급수적 성장 속에서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되거든. 이 부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7.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 경쟁자들이 쫓아오고 있다. 운전대에서 벗어나 차를 버리고, 지나가는 바이크라도 잡아 타야 할지도. 근데 무서운 건 이게 끝나지 않는 레이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 아이고 어질어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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