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좋은 대화를 한 날에는 그 날의 공기가 그대로 기억날 정도로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좋은 대화란 도대체 무엇일까? 좋은 대화의 기준이 저마다 다를 게다. 나는 좋은 대화란 상대방을 향한 존중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 편이다. 존중이 있어야, 경청을 할 수 있고, 경청해야 상대방이 말할 여유와 공간을 줄 수 있다.
좋은 대화의 전제 조건을 머리로만 인지하고 있지, 사실 실천하기 정말 어렵다. 어색한 침묵을 깨보겠다고 섣불리 입을 떼다가 말실수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상대방의 이야기 중 특정 단어에 꽂혀 맥락은 무시한 채 상대방을 공격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것뿐이랴, 상대방이 얘기하던 와중에 잠시 딴생각에 젖어 말로만 듣는 척을 했던 부끄러운 기억도 있다.
이렇게 좋은 대화를 만들기 어렵기에- 요즘은 대화를 잘 풀어가는 사람이 진정 성숙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화는 말 그대로 독백의 반대,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 보며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 태도가 대화에 그대로 묻어나지 않나.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은 좋은 대화의 정석을 보여주는 곡이다. 두 대의 바이올린이 서로의 독립적인 존재를 인정하는 전제에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낸다. 푸가 기법, 하나의 선율을 한 성부가 연주한 뒤 이를 따라 다른 성부가 다른 음역에서 대답하는 것이 이 협주곡 2악장에서 더 잘 느껴진다. 실로 아름다운 맞장구다.
이 곡을 들으면 좋은 대화란 무릇 무엇인지, 성숙한 어른이란 무엇인지 알게 해 준다.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멋진 하모니를 낼 수 있겠지? 설령 불협화음을 만들게 되더라도 계속 연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