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사장조, 1번 프렐류드
첼로 독주곡 레퍼토리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고, 익숙한 곡. 별도의 반주 없이 오로지 네 개의 현만으로 선율과 반주를 모두 표현해야 하는 고난도의 곡이지만, 듣는 사람은 어려움을 느끼기는커녕 들으면 들을수록 편안한을 느끼는 곡이다. 하지만, 요즘 이 곡은 내게 질문을 던지는 곡 같다.
많은 첼로 주자들에게 간택받는 곡이지만, 스페인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의 해석이 가장 유명하다. 그의 나이 마흔여덟 살인 1925년에 이 곡을 연주하게 되면서 이 곡이 세상으로부터 주목받게 되었다. 카잘스는 실제로 96세로 타계하는 날까지 매일 이 곡을 연주했다고 한다.
이 곡이 주는 단순함과 신성함이 참 좋다. 적막을 뚫고 휘몰아치는 첼로의 소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물처럼 보이지 않는다. 매일의 노력과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이 곡을 더 신성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교적으로도 어려운 곡이지만, 단순 기교가 이런 신성함을 묘사할 수 있을까?
신성함은 어쩌면, 매일의 지겹고도 고단한 루틴을 반복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인 듯하다. 생전, ‘나는 아직도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라는 말을 남긴 카잘스의 이런 믿음과 마음가짐이 이 곡에 그대로 묻어나 있다. 참으로 신성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