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리스트 - 사랑의 꿈

by 심민경

어버이날은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라니,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것은 정말 당연하게 느껴지는데,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고 사랑하는 것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라는 말이 절로 생각난다.

어제와 어버이날 당일인 오늘 내내 아팠다. 어버이날의 존재도 잊을 만큼 아파 부모님을 놀라게 한 불효자식으로서, 회복을 하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이미 어버이 날이 끝나 있었다. 자식이 아프다는 말에 속이 시꺼멓게 탔을 엄마에게 특히나 더 미안한 감정이 든 하루였다.

세상엔 당연한 게 없다 하지만, 유독 부모 자식 간의 관계는 더 당연한 것으로 느껴진다. 자식이 부모에게 받는 사랑은 응당 받아야 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일은, 자식 입장에서 하나의 이벤트로 간주되는 게 흔하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자식이 부모에게 바라는 게 100가지라면,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건 한 가지. 그저 건강한 것- 오늘은 이 조차도 지키지 못한 마음에 울컥했다.

리스트의 <사랑의 꿈>의 원곡은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라는 가곡인데, 페르디난드 프라일리그라트의 시에 선율을 붙였다. 시간은 흐르니,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곡은 마치 부모님과 보낼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줄어들 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렸다.

오 사랑하라, 그대가 사랑할 수 있는 한!
오 사랑하라, 그대가 사랑하고 싶은 한!
시간이 오리라, 시간이 오리라,
그대가 무덤가에 서서 슬퍼할 시간이


부모님과 내가 작별할 시간은 언젠가는 오겠지. 그때가 언제인지는 잘 모르니- 마냥 죄송하다는 말을 하기보다는 더 많이, 더 자주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야겠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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